지난해 4월 금융권 첫 모바일뱅킹 1000만, 인터넷뱅킹 2000만 고객 돌파

카카오뱅크와 인터넷 전문은행 주도… 올 하반기 모바일은행 개설 목표

[데일리한국 이민형 기자] 올해 초 '리딩뱅크'(선도은행) 자리를 되찾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KB국민은행이 온라인·모바일 기반의 스마트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데 총력전을 펴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한은행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준 뒤 그 자리를 되찾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윤종규 KB국민은행 회장은 연초 신년사에서 "그룹의 역량을 결집시켜 수치로 나타나는 성과뿐 아니라 경영시스템과 금융서비스 그리고 조직문화까지 모든 부문에서 1등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4월 금융권 최초로 모바일뱅킹 고객 1000만 명을 돌파하고, 인터넷뱅킹 고객도 국내 최초 2000만 명을 넘어서며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특히 국민은행은 앞으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이는 핀테크(금융+기술·FinTech)에 주목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미래채널그룹을 새로 만들며 기존 11개에서 12개 그룹으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대면 채널과 비(非)대면 채널의 연계, 유연한 영업체계 구축 등 핀테크에 기반한 금융트렌드에 재빠르게 대응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이 조직의 핵심 역할이다.

핀테크의 목적 자체가 고객 편의성 증대인 만큼, 국민은행은 금융소비자가 서비스를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하도록 보안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스마트 비밀번호생성기(OTP)에 공인인증서를 탑재한 간편결제 시스템을 개발했다. 사진=KB국민은행

최근에는 공인인증서가 필요 없는 간편결제 시스템도 개발했다. 스마트 비밀번호생성기(OTP)에 공인인증서까지 탑재해 더욱 간편한 보안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지난해 6월 국민은행이 내놓은 스마트 OTP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폰과 OTP 카드를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일회용 비밀번호가 자동 입력되는 서비스인데, 기존에는 송금을 하려면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를 추가로 입력해야 했지만 이런 불편함마저 사라지게 됐다.

국민은행은 인터넷 전문은행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올해 출범 예정인 카카오뱅크 컨소시엄 참여를 통해 국민은행은 금융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하반기 개설 목표로 모바일은행 개발 작업도 돌입한 상태다. 국민은행은 기존에 있는 스마트뱅킹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전략에서 별도의 모바일은행을 만들지 않았지만, 다른 은행들이 관련 시장을 선점해 나가자 뒤늦게 대응에 나섰다.

새로 만들어질 모바일은행에서는 송금과 같은 은행 업무를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생활 편의성을 높이는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기존의 인터넷·모바일 뱅킹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모바일은행이 만들어지는 것인지, 또 다른 개념의 애플리케이션(앱)이 나오는 것인지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달 KB국민은행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실명확인 증빙자료 보관' 시스템을 구축했다. 사진=KB국민은행

국민은행은 '국내 최초'라는 단어에 익숙하다. 은행권에서 가장 처음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선보이기는가 하면, 블록체인 기술도 활용했다. 로봇을 의미하는 로보(Robo)와 자문 전문가를 의미하는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 로보어드바이저는 고객의 금융 정보 분석을 바탕으로 개별 투자자들에게 자산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국민은행은 국내 유일한 로보어드바이저 업체 쿼터백투자자문과 손잡고 투자자 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쿼터백 R-1'을 올해 초 내놓았다.

쿼터백 R-1은 일반 투자자들의 접근이 어려운 글로벌 자산배분 상품으로,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 6개 자산군과 77개 지역, 920조 개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해 시장 상황에 맞춰 최적의 투자대상을 선별한다.

블록체인 기술은 일종의 보안 시스템도 마련했다. 블록체인은 분산화된 거래장부(distributed ledger)라고 하며, 디지털 화폐인 비트코인의 기반이 되는 기술이기도 하다. 이번에 구축된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은 온라인에서 증빙하는 자료들의 위·변조를 방지하고 효율적인 검사를 가능하게 한다.

국민은행이 리딩뱅크의 명예를 과연 언제쯤 되찾을 수 있을지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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