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로마트 판교점, 알파돔 시티에 단독 로드숍 오픈해 눈길

기존 이마트 매장 중심으로 올해 매장 10개까지 확대하기로...

일렉트로마트 판교점 게임체험방. 사진=이마트 제공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덕후에 나이 제한은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IT에 관심이 높은 30대 남성 직장인의 방을 생각하며 매장을 꾸몄습니다"

일렉트로마트 판교점을 소개하는 황운기 일렉트로마트 가전담당 상무의 말이다. '덕후'란 특정 분야에 심취한 사람을 뜻하는 인터넷 신조어로, 최근에는 특정 대상에 열광하는 마니아나 전문가로 자리잡으면서 새로운 소비집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덕후들을 공략한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의 야심작 일렉트로마트가 2일 판교에서 첫 로드숍을 열었다. 일렉트로마트는 정 부회장의 키덜트(kid + adult의 합성어) 문화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가전특화 전문 매장으로 남성 고객들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일렉트로마트 4번째 매장인 판교점은 이마트와 신세계 매장 내 입점이 아닌 단독 로드숍 형태로 진출했다. 이마트가 운영 중인 전문점 중 최초 단독 매장인 셈이다.

일렉트로마트 1호점인 킨텍스점은 키덜트 문화를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끌어내는 창구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만화영화의 영웅들을 중심으로 인기있는 피규어 제품을 대중화했기 때문이다. 이에 이마트는 판교점을 더욱 특색있는 매장으로 꾸미는 데 치중했다.

일렉트로마트 판교점은 판교 테크노밸리 알파리움타워 1단지에 위치하며, 지하 1층과 지상 1층에 총 매장면적 3,471㎡(1,050평)규모다.

황운기 상무는 일렉트로마트 최초 로드숍으로 판교점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판교·분당 지역은 소득 수준이 높고 인구가 밀집된 지역인데다 일렉트로마트가 주 고객층으로 설정한 IT관련 분야 종사자가 많아 해당 소비층이 매우 두텁다"면서 "특히 접근성이 좋아 수도권 남부 핵심 상권으로 떠오른 지역이라 일렉트로마트에 가장 어울리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2016년 3월 기준 판교가 속한 분당구의 인구 수는 50만3074명으로 경기도 내 단일 구로서는 가장 많은 인구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판교 테크노밸리 내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만 7만 명이 넘어 거주인구와 유동인구 수요가 탄탄한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또한, 각종 대기업 본사가 판교 이전을 앞두고 있는 상황인데다 제 2 판교테크노밸리 사업이 오는 2019년 완공을 목표로 빠르게 추진되고 있어 향후 유동인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일렉트로마트 판교점 휴대용 스피커 코너. 사진=이마트 제공

일렉트로마트 판교점은 가전만 파는 것이 아니라 남성 문화 전체를 아우르는 매장이다. 일렉트로마트가 내세운 '남성들의 놀이터'라는 별칭이 어울리는 구성이 눈에 띈다.

드론 체험존, RC카 체험존, 과거 남성 전문의 이발소를 콘셉트로 한 바버샵과 지구에 하나뿐인 '나만의 오디오'를 만들 수 있는 붐마스터 매장은 일렉트로마트가 전략적으로 내세운 콘셉트다.

‘붐마스터’는 100% 수작업 제작 방식의 오디오 브랜드로 가방이나 여행용 캐리어에 블루투스 오디오 시스템을 장착해 안방에서도 여행 온 기분으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오디오 전문 브랜드다.

남자들의 로망으로 불리는 RC카를 직접 시운전해 볼 수 있는 전용 써킷도 마련했다. 가로 5m, 세로 14.6m에 달하는 공간에 별도로 설치된 써킷은 넓은 트랙과 다양한 지형지물로 이뤄져 있으며 누구나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일렉트로마트는 IT제품의 프리미엄화와 함께 패션과 미용에 투자하는 남성들인 ‘그루밍족’을 겨냥해 가전제품과는 별도로 패션·뷰티 분야의 상품과 서비스를 대폭 추가한 점이 특성이다.

독창성 있는 디자이너들의 잡화 아이템을 중심으로 가성비 좋은 남성 의류, 구두, 타이 등을 판매하는 남성 토털 패션 편집매장을 구성했다는 얘기다. 남성 전문 화장품 코너도 남성친화적 콘셉트가 반영된 점이 눈길을 끈다.

황 상무는 "사실 남성 고객이 화장품을 구매하려 할 때 여성 직원이 있는 매장에 가면 여성 고객에 비해 관심을 덛받는데다 아직은 화장품을 구매한다는 것이 남자로서 다소 어색하거나 부끄러운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제하고 "이러한 점을 고려해 남성들이 편하고 자유롭게 화장품 구매가 가능하도록 매장을 꾸미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이마트몰의 가전 상품 매출신장률은 2014년대비 17.7%로 이마트몰 전체 증가율인 27.3%에 비해 낮게 나타난 반면, 지난해 6월 문을 연 일렉트로마트 1호 킨텍스점은 10개월만에 연간 매출 목표인 300억원을 조기 돌파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마트는 추후 대구 매장을 시작으로 올해 안에 매장을 최대 10개까지 늘린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일렉트로마트가 장점으로 내세운 지리적 조건은 유통 경쟁이 치열한 상권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지난해 현대백화점이 수도권 최대규모의 크기인 판교점을 개장해 분당 고객까지 흡수해 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AK백화점과 롯데백화점 분당점도 경쟁 상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마트 홍보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과 굉장히 인접해 있고 사실 프리미엄 상품의 경우, 종류가 비슷하긴 하다"면서도 "하지만 일렉트로마트 매장은 매장 구성과 체험형 매장이 기존의 매장과 차별성을 갖고 있을뿐 아니라 온·오프라인 최저가를 목표로 가격 면에서도 우위에 있기 때문에 어떤 경쟁에서라도 이길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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