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미용부터 공연전시까지 다채롭고 통 큰 소비
이와 반대로 친숙하고 정감있는 중년은 사투리에서 따온 '아재'라고 표현한다. 중년을 표현하는 신조어까지 생길 정도로 4050세대가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작년 말부터 올해 초 케이블 드라마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국민드라마로 자리매김한 ‘응답하라 1988’은 4050이 문화계 트렌드의 주도적 세대가 될 수 있다는 '힘'을 보여준 획기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카카오가 3년 만에 선보인 새 카카오프렌즈 '라이언' 역시 절제된 감정 표현을 선호하는 4050세대 이용자를 겨냥해 출시된 캐릭터다.
통계청의 주민등록상 인구에 따르면 4050 인구 비율은 33.35%다. 국민 3명 중 1명은 4050세대라는 뜻이다. 인구 비율에서 압도적이며 경제력까지 갖춘 '아재' 4050세대 남성들이 유통업계의 큰 손으로 급부상했다.
15일 SK플래닛 11번가에 따르면 전체 남성구매자 중 405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분기 41%까지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분기 36%에 비해 5%p 높아졌다.
이 기간 4050세대 남성 고객의 거래액이 크게 증가한 카테고리는 브랜드잡화(82%), 건강식품(61%), 수입명품(51%), 화장품/향수 (50%), 신선식품(44%) 등이다.
브랜드잡화, 수입명품, 화장품·향수 등 자신을 꾸미기 위한 패션·뷰티용품 거래액이 크게 뛰었고 건강식품, 헬스·운동기구 등 건강관리 용품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또 신선식품, 출산유아동, 주방가전 등 ‘주부’의 영역이라 여겨졌던 분야로의 진입도 주목할 만하다.
김현민 11번가 운영팀장은 “최근 4050세대 남성들은 트렌디한 패션잡화부터 최신 스마트 디지털 기기, 걸그룹 앨범 등 ‘젊은 소비’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며 “이들의 거래액은 올해 1분기 전년동기대비 35% 증가하는 등 구매 액수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4050세대가 문화 소비 흐름에서도 중심이라는 분석도 있다. BC카드 빅데이터센터에 따르면 지난 4년간(2012~2015년) 40·50대는 피부·미용, 온라인 쇼핑, 영화·공연·전시 등의 문화생활, 패션 소품 등 이른바 '젊은 소비'를 상징하는 여러 업종에서 20·30대보다 훨씬 높은 카드 사용액 증가율을 보였다.
40·50대는 패션 소품 구매도 3년 전보다 20%가량 많이 했으며 영화나 뮤지컬·연극 등의 공연 관람 시 카드 이용액은 40대가 지난 3년간 36.8%, 50대가 73% 증가해 20대(30.4%)와 30대(14.5%)를 압도했다.
모바일 쇼핑업계에서도 4050세대는 주목받는 큰손이다. 제일기획 빅데이터 분석 전문조직 제일DnA센터에서 2014~2015년 전국 20~40대 남녀 패널 8,000여 명의 온라인 쇼핑몰 입력 검색어 630여만 건을 분석한 결과 40대 남성의 검색 증가율이 157.6%로 가장 높았다.
40대 남성의 모바일 쇼핑 검색 횟수는 2015년 연간 86.6회로 20대 남성(78.2회)보다 많았다. 40대 남성이 모바일로 많이 검색한 상품은 ‘가방·신발’ 등 패션잡화(20.2%), PC(개인용 컴퓨터)·모바일 등 IT(정보기술) 기기(14.3%), 운동·취미용품(13.3%), 음식료품(12.5%), 의류(11.7%) 순이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 4050세대는 이전세대가 4050을 겪을 때보다 젊은 마음가짐을 가졌고, 현재 2030보다는 사회적으로도 안정돼 탄탄한 경제력을 갖추고 있어 유통은 물론 사회 전반에서 영향력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