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내 회의 등 각종 캠페인 밀어붙이기로

비효율적 회의·보고문화 철폐로 생산성 향상

제품 회의를 하고 있는 lg생활건강 직원들의 모습. 사진=LG생활건강 제공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국내 대기업들이 신속하고 효율적인 ‘스피드 경영’ 을 강조하면서도 현실은 정반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효율적인 회의와 보고 문화에 기업들이 문제를 자각하고 변화를 도입하고 있다.

지난 15일 대한상공회의소와 맥킨지가 발표한 ‘한국기업의 조직 건강도와 기업문화'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국 고유의 기업문화 중 최대 병폐는 31점으로 평가된 ‘습관적 야근’이었다. 야근의 원인은 △비효율적 회의(39점), △과도한 보고(41점) △소통 없는 일방적 업무지시(55점) 등이 꼽혔다.

생활용품 및 뷰티 전문기업 LG생활건강은 야근을 없애는 효율적 회의와 보고 문화를 정착시켜, 10년 연속 높은 실적과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우선 ‘1시간 내 1장 회의 문화’로 불필요한 시간 소비를 없앴다. 회의자료는 핵심사항만 가급적 1장에 요약하며, 회의 전 메일이나 메신저를 통해 회의 자료를 공유해 참석자의 사전 이해를 높이는 것이다.

업무 보고 시에도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거나 중요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경우에만 대면보고를 진행해 직원들의 부담을 줄였다. 야근을 하며 보고를 위한 ‘보고서’를 만들어 왔던 국내 기업들과는 대조적이다. 전화, 메일, 메신저, 문자 등을 통해 적시에 상사에게 알리는 효율적인 보고문화를 전사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LG전자도 2000년대 중반부터 일명 ‘111캠페인’을 진행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111캠페인은 1시간 전 자료 공유, 1시간 내 회의, 1시간 내 회의 결과 공유를 뜻한다. 이 캠페인은 과도한 회의로 인해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시작했다.

구글 또한 회의 문화에 혁신을 가져온 대표적 기업이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구글은 어떻게 돌아가나?(How Google Works?)란 책을 통해 구글의 ‘회의 8개 원칙’을 전해 화제가 된 바 있다.

‘회의 8개 원칙’은 △모든 회의에는 리더가 필요하다 △정보공유나 브레인스토밍 회의도 주재자가 필요하다 △꼭 필요할 때만 회의를 열어라 △회의 참석자는 8명을 넘기지 마라 △꼭 필요한 사람만 참석시켜라 등 이다.

글로벌 바이오 제약기업인 한국애브비는 전사적으로 효율적인 회의 진행을 위한 6가지 회의 기본 규칙을 직원들과 함께 정하고 있다. 직원들의 의견공유와 사내 투표를 통해 수렴된 내용을 회의실 마다 비치해 지속적으로 상기시키고 있다.

회의 전 명확한 목적 및 안건은 물론 사전 자료를 공유하고, 회의 시간 중 핸드폰, 노트북 등 기기 사용을 금하고 있다.

아울러 실제 회의에서는 안건 당 토의 시간을 정해 시간을 적절히 안배하는 한편 회의 목표에 집중해 실행 항목을 조율하고 참가자들과 공유토록 했다.

LG생활건강 정경식 조직문화부문장은 “기업에 있어서 회의나 보고 문화는 자칫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지만 이것이 비효율적으로 진행될 시에는 생산성과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라며 “사소한 부분이지만 회의와 보고에 있어 직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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