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총괄회장 의사소통 능력 강조하며 경영권 분쟁 국면 바꿔보려는 의도인 듯
이날 일본어 웹사이트 '롯데 경영 정상화를 요구하는 모임'에는 '롯데 창업자 신격호의 롱(긴) 인터뷰'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게재됐다. 인터뷰는 '질문 자막-신격호 총괄회장 답변 영상'의 형태로 편집됐고 12가지의 질문과 답변이 담겼다.
첫 질문은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롯데홀딩스의 후계자에 관한 생각을 들려달라는 내용이다. 신 총괄회장은 "장남인 신동주가 후계자고 이건 일본, 한국 마찬가지 아닌가"라며 "다른 사람이 하면 신용이 없어지게 된다"고 답했다. 나머지 질문은 대부분 신 총괄회장의 일본행 계기와 롯데 창업 과정 등에 관한 내용이다.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이어가는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 영상을 비롯해 지금까지 수차례 위임장과 편집된 동영상 등을 내세워 신격호 총괄회장이 자신을 후계자로 지목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신격호 총괄회장이 정신감정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이러한 '여론전'의 실효성은 미지수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 3일 열린 첫 '성년후견인'(의사결정 대리인) 지정 관련 심리에 직접 출석했지만 여러 가지 정황을 통해 여전히 정신건강을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신 총괄회장은 현재 전적으로 신동주 전 부회장 측 인사들의 보필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동영상 속 진술 내용이 성년후견인 심리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해 8월 초에도 신격호 총괄회장이 "제가 둘째 아들 신동빈을 한국롯데 회장, 한국롯데홀딩스 대표(일본롯데홀딩스를 잘못 말함)로 임명한 적이 없다"고 말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한 공중파 방송에서 공개했지만 상황을 역전시키지는 못했다.
롯데그룹 측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공개한 영상에 대해 제한된 공간에서 이뤄진 인터뷰의 편집본을 성년후견인 심리 전에 공개하는 저의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