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 당분간 안도랠리 펼친다는 낙관론 우세
전문가들 "작년 4분기 실적과 낙폭과대주 주목해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설 연휴 이후 국내 주식시장은 당분간 안도랠리를 펼칠 것이라는 낙관론이 우세하다. 사진=이규연 기자 fit@hankooki.com
[데일리한국 이민형 기자] 중국 증시와 국제 유가 폭락 등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설 연휴 이후 투자자들이 어떤 투자 전략을 펼칠지 고민에 빠져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설 연휴 이후 국내 주식시장은 당분간 안도랠리를 펼칠 것이라는 낙관론이 우세하다. 주요국들의 정책 공조가 유가와 환율 변화, 유럽과 중동계 투자자의 매매 패턴 변화로 이어지면서 안도랠리를 이끄는 주요 동력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다만,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와 국제 유가 흐름 등을 감안하면 반등의 강도는 그리 크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 전문가들은 최근 주요국들의 통화정책 완화 입장이 위축됐던 투자심리를 어느 정도 진정시키는 데 일조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중순 중국 인민은행이 시중에 1,500억 위안의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결정한 것에 이어 지난달 21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27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29일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 등을 거치며 글로벌 금융시장은 안정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설 연휴 마지막날인 10일에는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설에 이어 12일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의와 유로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발표, 18일 FOMC 회의록 공개, 18~19일 EU 정상회의 등의 일정도 대기 중이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준의 금리 온건성이 확인되면 선진국이 주도하는 세계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에 미 달러가치 하향 안정에 대한 기대가 가세하게 된다"며 "이달에 외국인의 본격적 순매수 기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외국인의 순매도 압력이 최소한 둔화될 가능성은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2월에는 주식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 하순으로 갈수록 3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와 중국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앞두고 주요 중앙은행의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 기업의 순자산 가치가 지수 환산시 1,900선이라는 점에서 추가 하락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최근 조정으로 지수가 1,900선 내외에 머무르는 상황을 활용해 주식 비중을 확대해 놓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곽 팀장은 올해 3분기까지 반등장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는 "공격적인 주식 비중 확대는 어렵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중앙은행 정책 공조를 통해 글로벌 증시 반등이 가능한 만큼 낙폭과대주를 중심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낙폭과대주와 작년 4분기 깜짝 실적(어닝서프라이즈) 종목, 외국인 매수가 꾸준한 종목에 집중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제 유가가 반등할 수 있다는 점과 국내 증시의 할인율 하락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조선·건설·상사·증권 업종 등을 추천했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경험상 4분기에는 실적이 전망치를 밑도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깜짝 실적을 기록하는 소수의 종목이 투자자의 관심을 받으며 주가 프리미엄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은 하락장에서 우량한 종목을 중장기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매수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종목은 연초 이후 지속된 글로벌 증시 하락이 마무리되면 꾸준한 주가 상승 추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외국인은 사상 최장의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던 지난달에 한국항공우주(2,126억 원), 삼성SDS(1,931억 원), 한국전력(878억 원) 등을 바구니에 담았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무작정 이익의 양을 늘리기보다 이익의 질이 좋아 경기 변화에 둔감한 산업이 유리하다"며 "건설업종은 업황 개선을 낙관할 수 없겠지만 작년까지 저가 프로젝트 등의 반영이 마무리되고, 정부의 경제활성화 정책 등에 수혜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글로벌 불안 요인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경기 둔화, 미국 금리 인상 등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 잔존해 단기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금리 이상의 기대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는 자산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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