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사이트, 리셀러 '부당거래'로 규정 영향도

4일 오후 서울 명동 H&M 눈스퀘어점 앞에 SPA 브랜드 H&M과 프랑스 명품 '발망(BALMAIN)'의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수 십명의 소비자들이 캠핑용 의자에 앉아 담요를 두른 채 노숙을 감행하고 있다. 사진=김지수 인턴기자 multi@hankooki.com
[데일리한국 김소희 기자] '노숙 대란'을 일으켰던 'H&M·발망' 콜렉션이 인터넷 상에서 구매가 이하로 판매되고 있다. 2일 오전 10시쯤 한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판매 정가 39만9,000원'이 함께 표시된 상품 이미지 사진과 함께 35만 원에 판매하겠다는 거래 희망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 외에도 지난달 5일 SPA(생산·유통 일괄 패션브랜드)브랜드 H&M이 국내에서 출시한 프랑스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 발망과의 콜라보레이션(협업) 제품을 정가 이하로 팔겠다는 내용의 글들이 하루에도 수십 건씩 올라오고 있다. '최저가', '급처분', '원가이하 판매'라는 단어들이 붙은 게시글들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정가 19만9,000원짜리 H&M-발망 울 블랜드 피코트를 15만6,000원에 팔겠다'는 식이다.

지난달 출시 당시 서울 명동 등 H&M 매장 앞은 수일 전부터 소비자들의 노숙 행렬이 이어져 화제를 모았다. 이들 중 한정판에 웃돈을 얹어 되팔려는 리셀러(재판매자)들도 있었다. 개장 3시간만에 이들 H&M·발망 콜라보 제품은 대부분 완판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매진 직후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수 백개의 H&M·발망 제품 판매 글이 게시됐고, 시세 역시 소문대로 구매가의 3~4배 수준에 이르렀다. 하지만 '북새통'을 치른지 불과 한달도 채 지나지 않아 H&M·발망 제품의 '가격 거품'이 빠르게 꺼지고 있다.

정가 이하 판매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상당수 중고거래 사이트가 'H&M·발망' 콜라보에 프리미엄(웃돈)을 받고 판매하는 행위를 '부당거래'로 규정해 금지하고 회원들로부터 '신고'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로서는 좋은 디자인의 옷을 싼값에 선보이기 위해 콜라보를 기획했을텐데, 리셀러가 개입해 본질이 크게 훼손됐"며 "최근 시세를 보면 결국 많은 리셀러들도 이익을 보지 못하고 판로도 막힌 것 같은데, 결국 정말 그 옷을 제값에 사서 입고 싶었던들만 피해를 본 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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