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의 젊은삼성' 기존 틀 유지하며 기술·성과 중심 발탁인사 눈에 띄네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용인술이 베일을 벗었다. 삼성그룹은 1일 연말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삼성 임원인사는 승진 잔치는 최소화하면서 이재용의 젊은 삼성과 궤를 같이할 리더들을 기용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신사업을 이끌어갈 수장에는 과거 전면에 드러나지 않았던 참신한 인물들이 발탁됐다. 이 부회장 본인의 승진은 없었지만 자기 색깔은 분명히 한 것이다.

삼성은 이날 오전 사장 승진 6명, 대표 부사장 승진 1명, 이동·위촉업무 변경 8명 등 총 15명 규모의 2016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내정, 발표했다.

삼성전자를 대표하는 권오현 부회장과 윤부근,신종균 사장은 모두 자리를 지켰다. 다만 세 사람은 겸직하고 있던 주요사업의 자리를 후배들에게 물려줬다.

권오현 부회장은 부회장직과 DS부문장은 유지하지만 종합기술원장 자리를 정칠희 부사장에게 넘겼다. 삼성전자는 조직 분위기 쇄신을 위한 '세대교체'의 일환으로 주력 사업부의 사장단을 교체한 것으로 보인다.

윤 사장과 신 사장 역시 생활가전사업부장과 무선사업부장을 각각 내려 놓게됐다. 윤 사장과 신 사장은 CE부문장 대표이사 사장과 IM부문장 대표이사 사장으로서 중장기 사업전략 구상 및 신규 먹거리 발굴 등에 전념한다.

이번 인사에서는 무선, 반도체 등 핵심제품의 개발을 진두지휘한 인물을 사장으로 승진시킴으로써 기술안목을 갖춘 경영자를 우대하는 '기술 경영 중심' 인사원칙을 확인했다.

대표적인 인물로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이 꼽힌다. 고 사장은 갤럭시의 성공신화를 이끌어 온 인물이다. 특히 고 사장은 2014년말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으로 부임하여 갤럭시 S6, 노트5 등 차별화된 플래그십 모델 개발을 선도했다.

권 부회장의 종합기술원장 자리를 물려받은 정칠희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 사장은 삼성전자의 핵심사업인 반도체에서 LSI개발실장, Flash개발실장, 반도체연구소장 등 개발에 몰두했다. 정 사장은 반도체 신화 창조의 주역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2012년말 종합기술원 부원장으로 부임해 "기술 경쟁력 확보만이 미래를 담보한다"는 신념 하에 기술개발에 정진해 온 삼성의 '기술통'으로 OLED Green 인광소재 확보, SUHD TV향 퀀텀닷(QD) 소재 개발, 스마트폰용 지문인식 알고리즘 개발 등 차별화된 선행기술 개발로 '기술삼성'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데 기여했다.

신규사업을 일구어 낸 주역들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성과있는 곳에 보상있다'는 성과주의 인사도 재확인 했다. 고한승 사장 내정자는 미국 노스웨스턴대 유전공학 박사 출신으로 바이오벤처기업 근무 후 2000년 종합기술원에 입사해 바이오헬스Lab장 등을 역임하면서 바이오 개발을 이끌었다. 2012년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제2의 반도체 신화를 만들어 삼성의 미래를 책임진다"는 신념으로 초창기 바이오사업 전반을 기획하고 바이오시밀러 사업 진출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경영자로서의 능력을 검증받았다. 고 사장은 불모지에서 일군 바이오사업을 삼성의 대표 주력사업으로 조기 성장시켜 나갈 전망이다.

총수 일가인 삼성물산 이서현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은 기존의 제일기획 경영전략담당을 겸했지만 이번 인사로 삼성물산 패션부문장 사장만 맡게 됐다.

한인규 호텔신라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한인규 사장 내정자는 삼성물산 관리, 경영진단팀 출신으로 2002년 호텔신라로 옮겨 신규사업부장, 경영지원실장, 호텔사업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호텔 및 면세유통 사업 관련 그룹 내 최고의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한인규 사장 내정자는 이번 사장 승진과 함께 호텔신라의 알짜 사업인 면세유통사업부문 사장으로 발탁됐다.

삼성은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대부분 기존 틀을 유지하면서도 기술과 성과 중심의 인사 발탁으로 'JY의 젊은삼성'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삼성은 부사장 이하 2016년 정기 임원인사를 이번주 안에 마무리해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2016년 삼성 사장단 인사]

▲승진

<사장>

삼성전자 고동진 부사장 → 삼성전자 IM부문 무선사업부장 사장

삼성전자 정칠희 부사장 →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 사장

삼성바이오에피스 고한승 부사장 →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사장

호텔신라 한인규 부사장 → 호텔신라 면세유통사업부문 사장

삼성미래전략실 성열우 부사장 → 삼성미래전략실 법무팀장 사장

삼성미래전략실 정현호 부사장 → 삼성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장 사장

<부사장>

삼성전자 차문중 고문 → 삼성경제연구소 대표이사 부사장

▲이동·위촉업무 변경

삼성전자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 겸 DS부문장 겸 종합기술원장 →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DS부문장

삼성전자 윤부근 CE부문장 대표이사 사장 겸 생활가전사업부장 → 삼성전자 CE부문장 대표이사 사장

삼성전자 신종균 IM부문장 대표이사 사장 겸 무선사업부장 → 삼성전자 IM부문장 대표이사 사장

삼성SDS 전동수 대표이사 사장 → 삼성전자 CE부문 의료기기사업부장 사장

삼성경제연구소 정유성 상담역 →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

삼성전자 홍원표 글로벌마케팅실장 사장 → 삼성SDS 솔루션사업부문 사장

삼성물산 이서현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 겸 제일기획 경영전략담당 → 삼성물산 패션부문장 사장

삼성물산 윤주화 대표이사 사장 겸 패션부문장 → 삼성사회공헌위원회 사장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