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에만 34조5000억원 급증…분기별 최대 증가폭 또 경신

예금은행 가계대출 14조3000억↑…주택담보대출이 80% 차지

판매신용도 정부 소비확대 정책 영향으로 3조9000억원 증가

한국은행은 24일 지난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잠정치)이 역대 최대 규모인 1,166조374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데일리한국 이민형 기자]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거론되는 가계부채가 올해 3분기에도 부동산 경기 활황 등의 영향으로 급증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은 24일 지난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잠정치)이 1,166조374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은행이 가계신용 통계를 편제하기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1,131조5,355억 원)과 비교하면 3개월 새 34조5,019억 원(3.0%)이나 늘어난 것이다. 올해 2분기(33조2,000억 원)에 이어 분기별 최대 증가폭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1년 전인 작년 3분기 말 잔액(1,056조4,415억 원)과 비교하면 109조5,959억 원(10.4%) 급증했다.

가계신용은 가계 빚 수준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통계다. 금융권 가계대출은 물론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 보험사·대부업체·공적금융기관 등의 대출을 포괄한다. 가계신용 중 가계대출은 올 3분기 말 현재 1,102조6,000억 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30조6,000억 원 늘어 가계신용 증가액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3분기에 14조3,000억 원이 늘어 전분기의 감소세(-2,000억 원)에서 증가세로 전환됐다.

이 중 부동산 경기 활황의 영향을 받는 주택담보대출 증가분이 11조5,000억 원으로 80%를 차지했다. 기타 대출은 2조9,000억 원 늘었다.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6조3,000억 원 증가한 239조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2분기(5조 원) 증가폭보다 1조3,000억 원 많은 수치다.

기타 대출 증가액은 4조6,000억 원으로 전분기(5조 원)보다 증가폭이 다소 둔화됐다. 하지만 2분기에 변동이 없었던 주택담보 대출은 1조8,000억 원 늘었다. 가계대출 외에 신용, 할부금융 등을 합친 판매신용 잔액은 63조4,000억 원으로 2분기 말보다 3조9,000억 원(6.6%) 급증했다. 3분기 기준으로는 가장 큰 증가 규모다.

판매신용 잔액은 올해 1분기 1조2,000억 원 감소했다가 2분기에 5,000억 원 늘어난 데 이어 증가세를 이어갔다. 3분기 중 신용카드회사의 판매신용은 3조2,000억 원 늘었고 할부금융회사에선 8,000억 원 증가했다. 그러나 백화점과 자동차회사 등의 판매신용은 1,000억 원이 줄었다. 신성욱 한국은행 금융통계팀 과장은 "3분기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에서 벗어나고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등의 소비확대 대책으로 소비지출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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