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제조업 PMI 47.6…경기 불안정과 메르스 여파

사진=유토이미지
[데일리한국 신수지 기자] 한국의 제조업 경기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5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마르키트에 따르면 한국의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6으로 지난 2013년 8월(47.5) 이후 두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5개월 연속 업황기준선 50을 밑돌았다.

지수는 지난 6월 46.1로 2012년 9월(45.7) 이후 33개월 만에 최저치를 보인 바 있다. 매월 400개 이상의 기업 구매담당 임원에게 보내는 설문 조사를 통해 작성되는 PMI는 50을 웃돌면 경기가 확장되고 있음을, 이를 밑돌면 위축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전날까지 28개국의 제조업 7월 PMI가 발표된 가운데, 한국의 지수는 24번째로 낮아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이는 불안정한 경기로 인한 매출 감소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마르키트는 지난 3일 "7월 헤드라인 PMI는 47.6을 기록하며 6월의 46.1보다 상승했으나, 한국 제조업 경기가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음을 시사했다"고 진단했다.마르키트는 이어 "신규 주문 감소와 더불어 생산도 가파른 속도로 줄었다. 또한, 고용은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마르키트는 더불어 생산과 신규 주문이 감소함에 따라 제조업체들이 7월 고용을 줄였다고 분석했다. 특히 주요 수출 국가들의 경기 불안이 해외 수요의 감소 원인으로, 해외 신규 주문은 5개월 연속 감소했다고 전했다.

한국보다 PMI가 낮은 국가는 대만(47.1)과 인도네시아(47.3), 그리스(30.2), 브라질(47.2) 등 4개국으로 채권단과 3차 구제금융 협상을 진행 중인 그리스를 제외하면 모두 신흥국에 속한다.

이 밖에 중국(47.8)과 말레이시아(47.7), 프랑스(49.6), 이집트(49.2) 등이 모두 50을 밑돌아 제조업 경기가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은 2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수가 높은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57.7)와 체코(57.5), 아일랜드(56.7), 네덜란드(56.0), 아랍에미리트(55.8)였다. 이탈리아는 55.3으로 51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랐고, 오스트리아도 51.2에서 52.4로 2014년 2월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편 한국의 제조업 경기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3분기 경제 성장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2분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3%에 그쳐 다섯 분기째 0%대의 저성장 국면을 이어갔다. 작년 4분기(0.3%)를 제외하면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분기(0.1%) 이후 약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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