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삼성·두산 등 골육상쟁…롯데는 현재진행형

LG·SK·한진 등은 '장자 승계'로 잡음 차단 성공

금호석화 박주형 등 재벌 3세 우먼 파워도 눈길

신동빈(왼쪽) 한국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그룹 부회장
[데일리한국 고은결 기자] *편집자 주=롯데가(家)의 경영권 분쟁이 가히 점입가경이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두 아들인 장남 신동주 일본롯데 전 부회장과 한 살 아래 차남인 신동빈 회장 간 경영권 다툼은 거의 '전쟁' 수준이다. 음모, 암투, 역공과 반전 등 재벌가의 민낯이 마치 국민 앞에 생중계되듯 시시각각 분초를 다투며 전달된다. 롯데가의 경영권 향방은 결국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계기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롯데가 국민경제의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고 질타하며 '재벌구조개편론'까지 꺼내 들고 롯데 때리기에 나선 형국이다. 때아닌 롯데리스크에 바짝 긴장한 재계는 8·15 경제인 특별사면에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악재로 작용할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삼성가는 현재 3남 이건희 회장에서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작업이 한창이고, 두산-금호가처럼 형제경영 끝에 분란을 겪는 사례도 있다. 롯데가(家)의 형제간 후계싸움이 단순히 그들만의 특별한 집안 사정 때문인지 아니면 재벌이 안고 있는 태생적 문제점에서 기인한 것은 아닌지 재벌가 후계문제를 조명해 본다.

한국 30대 그룹 중 전문경영인체제를 도입하거나 사주가 없는 소수를 제외하고 대다수 기업은 장남인 맏아들이 '가업'을 이어받았다. 하지만 경영 능력이나 자질 부족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장남으로의 승계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 대부분 형제간 암투나 소송전이 극한대립 양상으로 펼쳐지는 사례가 많았다.

롯데가(家) 형제싸움이 주목받으며 기업의 경영체제에 관한 의견도 분분하다.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서둘러야 한다는 강경안, 오너 경영의 틀은 유지하되 정당한 룰에 입각해 승계 경쟁을 벌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타협안, 포스코 등이 도입한 전문경영인 체제도 그리 신통치 않다는 의견까지 그야말로 다양한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굵직한 그룹의 후계 구도를 살펴보는 것은 '한국식 경영체제'를 이해하고 가닥을 잡아가는데 실마리가 될 법도 하다.

원조 '왕자의 난' 현대

창업주가 고령인 상황에서 형제간 갈등이 불거진 구도는 십여 년 전 현대그룹 '왕자의 난'이 사실 원조 격이다. 롯데가의 신격호 총괄회장과 달리 정주영 창업주는 당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었지만, 인사 조처가 '형제의 난(亂)'을 촉발한 점에서는 닮은꼴이다.

2000년 초 건강이 악화된 정주영 명예회장은 공동회장제를 이끄는 차남 정몽구, 5남 고(故) 정몽헌 두 아들을 놓고 후계자 낙점을 저울질하고 있었다. 정주영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몽필 인천제철회장은 1982년 교통사고로 이미 세상을 떠난 상태였다. 그로부터 18년 후, 당시 실질적 장남 역할을 하던 정몽구 회장은 정몽헌 회장의 측근인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을 고려산업개발 회장으로 전보시키는 인사 조치를 내렸다. 이에 불만을 품은 정몽헌 회장은 부친인 정 명예회장을 찾아가 설득 끝에 정몽구 회장의 인사 조처를 원점으로 돌리는 무효화 반란을 일으키는 데 성공했다.

정주영 명예회장은 이어 경영자협의회를 통해 정몽구 회장을 회장직에서 물러나게 했다. 하지만 정몽구 회장은 천신만고 끝에 가까스로 면직을 번복하고 회장 타이틀을 유지하게 됐다. 이후 5남 정몽헌 회장을 후계자로 지목하는 정주영 창업주의 육성이 공개되면서 정몽헌 회장이 일단 판정승을 거뒀다. 이렇게 이어지던 형제의 갈등은 계열사가 분리되고서야 매듭지어졌다.

정몽구 회장은 현대자동차를, 정몽헌 회장은 현대건설과 현대증권 등을 맡으며 별개 기업으로 거듭나게 됐다. 그 후 2003년 8월 정몽헌 회장이 자살하면서 현대그룹은 현정은 회장 체제로 새 출발 하게 된다.

정주영 명예회장이 타계한 후 각 계열사가 분리될 때 현대중공업도 공식 분리됐다. 2002년 정몽준 전 의원이 고문직에서 물러난 후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된 현대중공업은 최길선 조선·해양·플랜트 부문 총괄 회장에 이어 지난해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을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선임하게 된다. 하지만 정몽준 전 의원의 장남 정기선 현대중공업 상무가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전문경영인 체제라는 과도기를 거쳐 향후 3세 오너경영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창업주의 막냇동생인 정상영 KCC 창업주도 2000년 장남 정몽진에게 회장직을 내주고 은퇴했다. 정상영 창업주는 형제간 형평성을 감안해 장자에게는 그룹을, 차남에게는 장남이 지닌 KCC 그룹 지분의 절반가량인 8.81%를, 3남에게는 주력 계열사 KCC 건설의 경영권을 분배했다.

이맹희(왼쪽) 전 제일비료 회장과 이건희 삼성 회장

해묵은 갈등 이어가는 삼성

지난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에 성공한 삼성은 일찍이 후계자로 낙점된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앞두고 막바지 승계 작업이 한창이다. 이병철 창업주, 3남 이건희 회장에 이어 이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경영권이 넘어가는 과정은 비교적 수월한 편이었다.

1966년 삼성그룹의 계열사인 한국 비료 공업이 사카린을 밀수하려다 발각된 ‘사카린 밀수 사건’의 여파로 이병철 초대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어 장남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그룹 주요 계열사의 경영을 도맡았지만, 경영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설상가상으로 차남 이창희 씨가 청와대에 삼성의 비리를 고발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사건과 연루됐다는 의심까지 받으며 이맹희 전 회장은 후계 구도에서 멀어졌다.

1973년, 이병철 창업주는 결국 장남과 차남이 아닌 3남 이건희를 후계자로 새로 지목하고 경영자 수업을 시켰다. 회장직 승계 시점으로부터 한참 전에 후계자가 명확해지면서 형제간 분쟁의 소지도 어느 정도 사라지는듯했다.

하지만 형제간 갈등은 3세까지 이어졌다. 지난 1995년에는 삼성이 이재현 CJ 회장(이맹희 전 회장의 장남)의 이웃집 3층 옥상에 CCTV를 설치해 감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2012년엔 삼성물산 직원이 이재현 회장을 미행했다며 CJ 측이 경찰에 고소하는 사건이 불거졌다. 또한, 같은 해 CJ가 대한통운을 인수하려 하자 삼성SDS는 대한통운 인수를 노리던 포스코와 손잡고 포스코 컨소시엄의 2대 주주가 됐다. 이에 이재현 CJ 회장은 공격적인 베팅으로 대한통운 인수를 결국 성사시켰다.

이후 삼성가(家)는 뒤늦은 가족 싸움으로 구설에 올랐다. 2008년, 이 회장이 이병철 창업주에게 받은 4조5,000억 원 규모의 차명주식이 드러나자 장남 이맹희 등 공동상속인들은 2012년에 유산 소송을 제기했다. 약 7,100억 원의 유산을 돌려달라고 소송했던 이맹희 전 회장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패했으며, 지난해 2월 상고를 포기하며 법정 분쟁은 마무리됐다.

하지만 마음속 앙금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듯하다. 지난 2012년 삼성과 CJ의 상속 분쟁이 불거진 이후부터 양측은 이병철 창업주의 추도식을 따로 진행하며 얼굴을 마주치지 않으려 하고 있다.

형제경영의 짙은 명암

'형제 경영'이 전통인 두산그룹은 지난 2005년 고(故) 박용오 전 성지건설 회장이 제명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1996년, 명예회장에 오르며 2선으로 후퇴한 장남 박용곤 전 회장은, 지난 2005년 차남 박용오 회장에게 형제경영의 원칙에 따라 3남에게 자리를 넘기라고 주문했다.

이에 반발한 박용오 회장은 '두산그룹 경영상 편법 활용'이란 내용의 진정서를 검찰에 제출하며 비자금 폭로전을 벌였다. 이에 두산가(家)는 박용오 전 회장이 집안싸움에 검찰을 끌어들였다고 비난하며 가문에서 퇴출시키는 강수를 뒀다. 이에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던 박용오 전 회장은 2008년 인수한 성지건설의 경영난까지 겹치자 2009년 11월 4일 자택에서 자살하며 비운의 삶을 마감했다.

두산가와 더불어 형제경영의 대표격인 금호그룹은 2대에 걸쳐 혈족 간 분쟁이 일어났다. 고 박인천 창립주는 금호타이어의 전신인 삼양 타이어를 두고 동생과 갈등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인천 초대 회장이 타계한 후 금호가는 장남 박성용부터 차남 박정구, 3남 박삼구 순으로 회장직을 역임하며 '형제경영' 원칙을 제대로 지키는 듯했다.

하지만 2008년에 3남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당시 금호 회장)이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하며 자금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자 갈등이 불거졌다. 4남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자신이 맡은 금호 석화라도 살리려 분리 경영을 추진했고, 이것이 박삼구 회장의 감정을 상하게 했다. 2010년에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이 분리된 후 형제는 상표권 맞소송을 주고받는 등 수년간 소송과 고소를 되풀이하며 법정싸움을 벌여왔다.

올해 1월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얼굴을 마주하지 않았던 양측은 지난 5월 고 박성용 회장 10주기 추모행사도 따로 진행했다. 최근에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지난해에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이 승소해 금호아시아나와 금호 석화의 경영 분리가 인정됐다.

박삼구 회장은 “금호석유화학 등 8개 회사를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제외해 달라”며 금호아시아나와 금호 석화가 독립된 경영체제라고 주장했다. 결국, 지난달 23일 서울고등법원은 박삼구 회장 측의 손을 들어줬다. 비로소 양사가 독립경영체제로 각각 거듭나게 된 것이다.

효성가, 차남의 반란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의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은 가족과 반목을 거듭하는 중이다.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은 형인 장남 조현준 효성 사장, 동생인 3남 조현상 부사장과 대립하다가 재작년 2월 돌연 부사장직을 사퇴했다. 조현문 전 부사장은 작년 1월에는 자신과 아들 명의의 효성 주식을 전량 매각해 지분관계를 정리한 데 이어 그해 10월 장남과 3남이 각각 대주주로 있는 계열사를 배임·횡령 혐의를 검찰에 고발했다. 효성그룹은 이처럼 장남과 차남 간 갈등으로 여전히 분쟁을 이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이들의 분쟁은 비슷한 지분율을 가진 채 후계구도 경쟁을 시작한 것이 화근이 됐다. 조석래 회장은 조현준, 현문, 현상 3형제에게 각각 트리니티, 동륭실업, (주)신동진의 지분 80%씩을 나눠줬다. 또한 세 아들에게 각각 공통으로 효성 그룹의 지분 7%씩을 물려줬다.

앞서 창업주 조홍제 회장이 장남 조석래 회장에게 효성, 차남에게 한국타이어, 3남에게 대전피혁을 골고루 나눠주되 중복을 피함으로써 형제간 다툼을 원천봉쇄하는 데 성공한 것과는 사뭇 다른 방식이다. 효성그룹의 후계구도는 현재진행형이어서 경영권의 최종 승계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구자경(왼쪽부터) LG 명예회장, 최태원 SK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장자승계' 관습 받아들인 대기업들

다수의 대기업은 맏아들이 대를 이어 경영을 총괄하는 방식으로 운용되고 있다. 특히 LG그룹은 매끄러운 계열분리 과정으로 '형제 경영'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고(故) 구인회 창업주의 장남 구자경 명예회장이 LG그룹을 맡았으며, 나머지 형제는 LS 그룹, 창업주의 처가는 GS그룹을 각각 나눠 맡게 된다.

또한 구자경 명예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났을 당시 허준구 전 LG전선(현 LS전선) 회장이 자신도 동반 퇴진하겠다고 제의할 정도로 형제간 우의가 돈독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허 씨 가문의 원로 경영인들이 퇴진했을 때도 허창수 LG산전(현 GS산전) 부사장을 회장으로 승진시켜 구 씨 가문과 균형을 맞췄다. 한편 구자경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본무 회장은 양자를 들였다. 양자인 구광모 LG 상무는 최근 LG 지분을 늘려가며 4세 경영체제를 위한 장기 포석을 다지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장남으로서 별다른 어려움 없이 총수 자리에 올랐다. 올해 66세인 조양호 회장의 후계자도 맏아들인 조원태 한진칼 대표 겸 부사장이 유력하다. 조원태 대표가 맡은 한진칼은 한진그룹의 지주회사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지난 6월 30일 정석기업과의 합병을 마무리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상무도 차남 김동원, 3남 김동선 두 동생보다 승진이 앞서는 등 유력한 3세 후계자로 꼽힌다. 김동관 상무는 올해 한화솔라원과 통합하며 새롭게 출범한 한화큐셀의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경영 일선에 나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상무는 한화 S&C의 지분 50%를 지닌 최대주주로 차남 김동원 한화그룹 디지털 팀장과 김동선 한화그룹 매니저보다 경영 수업도 먼저 시작했다. 현재 한화그룹의 '김동관 후계 체제'에는 별다른 잡음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김승연 회장은 과거 동생 김호연 전 빙그레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였다. 1981년 김종희 한화그룹 창업주가 타계한 후 장남 김승연 회장은 한화그룹을, 차남 김호연 전 회장은 빙그레를 맡았다.

1992년, 빙그레가 한화그룹에서 분가하려던 시점에 분쟁이 시작됐다. 김호연 전 회장은 김승연 회장이 자신에게 한양유통 등의 계열사를 넘겨주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주장했고, 김승연 회장은 약속 자체를 한 적이 없다며 반발했다. 결국 두 형제는 3년 6개월에 걸쳐 30여 차례의 재판을 이어가며 법정 소송을 이어갔다. 두 사람은 1995년 어머니 강태영 여사의 칠순 잔치에서 화해했고, 동생 김호연 전 회장이 소송을 취하하며 분쟁을 마감했다.

대림그룹 또한 이재준 대림산업 창업주의 손자이자 이준용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해욱 부회장이 유력한 차기 후계자로 지목된다. 이 부회장은 대리로 입사해 대표이사 부회장 자리까지 오르는 동안 철저한 경영 실무 수업을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OCI(동양제철화학)의 이수영 회장도 이회림 창업주의 장남이며, 이 회장의 장남 이우현 사장이 그룹을 물려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의 장남 김남호 동부금융연구소 부장은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쯤 임원에 오를 것으로 보이며, 그때가 돼서야 후계 구도의 윤곽이 잡힐 것이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영풍그룹의 장형진 회장은 1993년에 형인 장철진 전 영풍산업 회장을 제치고 회장이 됐다. 현재 장 회장의 유력한 후계자인 장세준 영풍 전자 대표(영풍 부사장)는 그의 장남이며, 그룹 핵심 계열사를 중심으로 경영 참여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 4월 회삿돈 횡령 혐의로 구속된 장세주 동국제강 전 회장도 역시 장남이다. 하지만 장 전 회장이 6월 25일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동국제강은 동생인 장세욱 부회장 1인 대표이사 체제로 탈바꿈했다. 장세주 전 회장은 장남 장선익(33), 차남 장승익(18) 등 두 아들을 두고 있다.

3세 경영에는 '금녀의 벽' 무너질까?

대한민국 재계에서, 그룹 회장이 딸에게 곧바로 그룹 총수를 맡긴 적은 전무하다. 하지만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진 분위기 속에서 재벌가 3세 여성들도 보이지 않는 유리 벽을 깨고 재벌 총수 자리에 당당히 오를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딸 박주형 씨는 지난 7월 금호석유화학 상무로 입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호가(家)는 딸들에게 계열사 지분 소유도 금할 정도로 유교적 가풍이 강하기 때문에, 박 상무의 행보는 '파격' 그 자체였다. 박 상무는 앞서 2012년 12월부터 2013년 2월까지 금호석유화학 보통주 5만6,351주(0.18%)를 장내에서 매입해 금호가 여성 3세 중 최초로 계열사 지분을 취득하는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특히 '우먼 파워'를 기대케 했던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딸 구지은 부사장은 지난달 2일 구매 식재사업 본부장 자리에서 보직 해임되면서 꿈을 접어야 했다. 구 회장의 1남 3녀 중 유일하게 회사 경영에 참여해 장자 원칙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냐며 화제의 여걸로 떠올랐던 구 부사장은 경영진과의 갈등으로 부친한테 직접 해임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전 부사장이 보직 해임된 후 구본성 씨가 뒤를 이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구본성 씨는 구자학 회장의 장남으로 아워홈의 최대주주(38.56%)이기도 하다.

한편 현재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는 KT와 포스코를 비롯해 창업주가 직접 경영을 총괄하는 미래에셋그룹의 경우 이번 후계 구도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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