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 신동주, 일본어 인터뷰에 여론 돌아서

SNS 통해 '롯데는 한국아닌 일본기업' 이미지 확산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롯데그룹의 이전투구식 경영권 갈등을 지켜보는 국민의 질타와 비판이 갈수록 고조되는 형국이다. 형제간 다툼을 넘어 아버지와 친척들까지 가세한 집안싸움으로 번지면서 근거없는 비방과 폭로가 난무하자 국내 여론도 국내 대기업 5위 롯데그룹의 전근대적 경영방식에 혀를 내두르며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3일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총수 일가의 행보가 기업 이미지와 매출에 악영향을 미치는 '오너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간의 대립구도에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과의 갈등까지 더해지면서 급기야 '롯데 불매운동'까지 흘러나오는 모양새다.

특히 한·일 양국에 걸친 롯데의 복잡한 가계도와 신동주·동빈 형제의 어눌한 한국어 실력까지 도마에 오르면서 '롯데는 일본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확산되고 있다.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은 해방 전 20세의 나이에 일본으로 건너가 시게미쓰 다케오(重光武雄)란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신동주·동빈 형제는 두번째 부인 시게미쓰 하쓰코(重光初子) 사이에서 태어났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최근 국내 방송 인터뷰를 일본어로 진행했다. 이 모습이 전파를 통해 나가자 '한국기업 경영을 꿈꾸는 사람이 그동안 한국어도 배우지 않았느냐'는 질타가 쏟아졌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어로 대화하는 모습 역시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한 방송사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과 일본어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일본 이름 ‘아키오’로, 신 총괄회장은 아버지를 뜻하는 일본어 ‘오토상’으로 각각 불렀다.

일본롯데홀딩스 이사진의 해임 등에 대한 내용을 담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시서 또한 일본어로 작성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무늬만 한국 기업'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롯데그룹의 지분 구조 정점에 일본에 있는 광윤사(光潤社)와 일본 롯데홀딩스가 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조명을 받으면서 한국에서 번 돈을 일본으로 가져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롯데 관련 기사나 SNS에서는 부정적인 여론이 번지고 있다. abk1****씨는 "가족끼리 치졸하게 싸우는 모습 보기 싫어 롯데 안 쓰고 안 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lcy6****씨는 "한국롯데는 누가 뭐라해도 한국 정부와 국민들의 관심 속에서 오늘날의 거대한 기업으로 우뚝서게 됐는데 장자는 한국말도 전혀 하지 못 하는 일본인이나 마찬가지고 롯데의 실제 지배를 일본 롯데홀딩스를 통해 장악했다는 항간의 말들이 우리국민들의 억장을 무너트린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yoro****씨는 "일본 롯데와 완전히 분리하고 국내 자본 유출을 막는 쪽을 지지한다. 각각의 다른 회사로 되지 않으면 롯데 물건 절대 사지 않겠다"고 목소리른 높였다. wowy****씨는 "롯데는 일본 회사면서 한국 회사인 것처럼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 롯데가 유통과 관광으로 한국 경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데 롯데를 대체할 한국 토종기업을 키워 국부 유출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롯데는 유통, 호텔, 식품 등 소비재를 주력으로 하는 기업인 만큼 소비자들이 만드는 여론이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롯데그룹도 이같은 비판 여론을 의식해 이날 신동빈 회장의 입국을 통해 대국민 사과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롯데그룹이 재계 5위에 걸맞지 않은 행보를 보여서 국민들이 실망감을 가진 것이 사실"이라며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투명한 의사결정 과정을 도입해나가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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