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한국 김치산업 옥죄는 중국의 규제' 분석기사 통해 지적

중국정부가 김치를 절임채소로 규정, 한국 김치 對중국 수출 급감

김치 발효식품이어서 중국의 엄격한 기준 충족시키기 어려워

사진 = 유토이미지
[데일리한국 고은결 기자] 뉴욕타임스는 30일(현지시간) 한국 김치 산업의 운명이 중국에 달렸다는 흥미로운 분석 기사를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

이 신문은 '한국 김치 산업 옥죄는 중국의 규제'라는 제목의 경제면 톱기사를 통해 "한국 김치산업의 운명은 중국이 김치를 절임채소로 볼 것인지 아닌지에 달렸다"고 진단했다.

더 많은 중국산 김치가 한국시장으로 들어오면서 한국의 전통음식인 김치가 '정체성 위기'에 빠졌다고 이 신문은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이 기사를 인터넷판에 한국어, 영어, 중국어 3개국어로 실었다.

이 신문은 '김치는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이라고 전제한 뒤 수년 전 중국이 발효 배추음식의 기준을 바꾸자 한국의 대(對) 중국 김치 수출이 급감했다고 소개했다. 중국정부에 의해 '절임 채소'로 분류된 김치가 절임 채소에 관한 중국의 엄격한 위생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것이 수출감소 원인이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절임 채소는 살균을 통해 박테리아를 없애야 하는데, 김치는 발효식품인 탓에 박테리아가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한국산 김치의 중국수출은 길이 막힌 반면 값싼 중국산 김치가 한국으로 밀려들면서 김치산업의 종주국이 역전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이 품목 기준을 바꿔 한국의 김치 수출을 봉쇄하려 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수십만 달러에 달했던 한국의 대 중국 김치 수출은 2013년 108달러로 곤두박질쳤다. 지난해에는 고작 1만6800달러에 그쳤다. 하지만, 중국산 김치의 한국 수출액은 한해 수억 달러에 달한다.

그동안 한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 의제에서 제외돼온 김치문제에 대해 중국이 지난 2월 김치에 대한 수출품목 기준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협상의 여지가 생기기는 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김치에 대한 관세가 낮아지면 김치 수출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값싼 중국산 김치가 한국 시장을 장악해버린데다 한국 김치업체들마저 비용 문제를 감안해 중국으로 공장을 옮기는 데다 한국내 김치소비량까지 줄어들어 판세 역전은 힘들어보인다고 뉴욕타임스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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