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YTN 방송화면 캡처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일본행에는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의 간곡한 설득이 주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 4월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 겸 거처에 여러차례 찾아가 자신에게 마음을 닫은 신 총괄회장에게 용서를 빌고 사죄한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롯데그룹 관계자와 신동주 전 부회장의 일본 언론 인터뷰 내용 등을 종합하면 신 전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이후 일본 롯데 부회장,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에서 잇따라 해임되며 후계구도에서 밀려났다. 이후 신동주 전 부회장은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이 머무는 한국으로 넘어와 설득 작업에 나섰다는 것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회장(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은 한번 결심하면 이야기가 안 되는 성격이므로 쓰쿠다 씨가 말한 것이 옳지 않다고 설명하는데 고생이 많았다"고 말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같은 편인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롯데홀딩스 대표가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자신의 경영 실적 등을 왜곡해 보고했다면서 이를 바로잡기 위한 설득 작업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어 "(아버지를) 1주일에 1∼2회 만나 설명했다"며 "말도 하지 않는 상태였으나 마침내 5월 연휴가 끝날때 쯤부터 '사실은 이런 것이었다'고 얘기를 풀어나가 '그렇다'고 하는 것이 됐다"고 전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간곡한 설득 끝에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마음을 움직였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지난 4월 중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 34층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직무실 겸 거처 문 앞에서 신 전 부회장과 부인이 무릎을 꿇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신 전 부회장 부부의 설득은 이후 10여일 간 계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신격호 총괄회장은 지난 27일 신동주 전 부회장과 함께 일본으로 가서 신동빈 회장을 포함한 일본롯데홀딩스 이사진 6명의 해임을 지시했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과 나머지 이사진 5명은 이 해임이 주주총회 등 정식 절차를 거치지 않아 무효라고 선언하고 신격호 회장을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해임하고 직제에도 없는 명예회장으로 추대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급작스런 일본행은 지난해 연말 이후 최근까지 신동빈 회장 위주로 진행돼던 롯데그룹 후계구도 방향과는 맞지 않는 조치였다. 이 때문에 신격호 총괄회장이 고령으로 인해 상황 판단이 흐려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이 그동안 아버지를 간곡하게 설득해왔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신격호 총괄회장의 일본행과 갑작스러운 해임 사태의 배경을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가 풀렸다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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