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신동빈 해임은 쿠데타 아닌 아버지 신격호의 뜻"

신동빈(왼쪽부터) 한국롯데그룹 회장,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그룹 부회장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롯데가 ‘형제의 난’ 주축인 신동주(61) 전 일본롯데 부회장이 ‘신동빈 추방’은 아버지인 신격호(94) 롯데 총괄회장의 뜻이라고 주장했다. 주주총회를 열어 본격적인 맞대응에 나설 의지도 내비쳤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30일 보도된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과의 인터뷰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관되게 그 사람(신동빈 등)을 추방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7일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를 찾아와 신동빈(60) 회장을 포함한 이사 6명을 해임한 것에 관해 “자신이 꾸민 ‘쿠데타’가 아니며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에 따른 것”이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아버지를 일본행 비행기에 태운 것에 대해서 “(신동빈 회장을 해임하는 지시를) 듣지 않으니 일본에 와서 결정을 전하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동생 신동빈 회장이 중국 사업과 한국 롯데의 사업 실적을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던 것 등을 거론하며 “(아버지의 결단이지)내가 무리해서 신격호 총괄회장을 데리고 온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또 신동주 전 부회장은 주주총회를 열어 이사 교체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히고 신격호 총괄회장과 종업원 지주회를 합하면 의결권이 전체의 3분의 2가 된다며 신동주 회장에게 대항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는 주주총회에서 "이사의 교체를 제안하겠다"며 "롯데홀딩스의 의결권은 아버지가 대표인 자산관리 회사가 33%를 지닌다. 나는 2% 미만이지만 32% 넘는 종업원 지주회를 합하면 3분의 2가 된다"고 밝혔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주회는 27일 이사회를 열어 이사 해임에 찬성하기로 결정했으나 이사장이 해임되고 말았다. 동빈 씨 측의 이사장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주주총회를 열려면 이사회의 결의가 있어야 한다며 절차적 장애물을 거론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올해 초 사업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일본 롯데그룹 이사직을 상실했는데 이는 신동빈 회장 등이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전한 왜곡된 정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인사조치로 영구 추방에 가까운 상태가 됐으며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이해를 얻기까지 꽤 긴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신동주 전 부회장이 아버지의 거처이자 집무실인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 찾아와 상당기간 용서를 빈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이번 롯데 사태를 ‘아버지의 결단’이라고 주장하며 주총 대결을 언급한만큼 신동빈 회장 측과의 경영권 분쟁도 ‘제2라운드’에 접어들며 격화될 것으로 재계는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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