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시 정보 유출 우려…보험사, 장기 휴면 계정 내달부터 삭제키로

사진=유토이미지
[데일리한국 이서진] 보험사 홈페이지 가입자 중 절반은 1년 동안 로그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해킹에 따른 정보 유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홈페이지를 회원제로 운영하는 보험사 가운데 생명보험업계에선 52.3%, 손해보험업계에서는 46.7%가 1년 동안 로그인한 이력이 없는 계정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흥국생명, AIA생명, 메리츠화재, 롯데손보 등 홈페이지를 회원제로 운영하지 않는 회사와 실태파악이 어렵다는 한화손보 등을 제외하고 생명보험사 4곳, 손해보험사 5곳의 실태를 분석한 결과다. 일부 보험사는 이 비율이 70%에 달하기도 했다.

보험사 홈페이지에 로그인하지 않는 계정 비율이 높은 것은 은행과 달리 홈페이지를 자주 이용할 필요성이 적기 때문이라고 보험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보험 홈페이지는 사고가 났을 때나 사고이력 조회 등을 할 때 말고는 들어올 일이 별로 없다"며 "미사용 계정 대부분은 과거에 진행한 이벤트에 참가하려고 일회적으로 만든 아이디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주 들어가지 않는 계정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해킹을 당했을 때 정보 유출 위험에 놓일 수 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보안 강화 차원에서 다음 달 18일부터 1년 이상 로그인하지 않은 계정을 내달부터 휴면 계정으로 전환하거나 삭제할 예정이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사업자는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개인정보를 삭제하거나 분리 보관해야 한다. 일부 보험사는 지난 1월부터 1년 동안 로그인하지 않은 회원 정보를 매일 파기하는 등 법 시행을 앞두고 발 빠르게 움직였다.

최근 로그인 이력이 없는 ID를 휴면 계정으로 전환할 예정이라는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선 상품 안내 등이 메일로 가지 않을 뿐 크게 달라지는 점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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