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 신동주 "3분의2 지분이 나에게 우호적인 세력"

차남 신동빈 "롯데홀딩스 우호 지분 과반 이상 확보"

신동빈(왼쪽부터) 한국롯데그룹 회장,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그룹 부회장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롯데그룹의 경영권 다툼이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표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신 회장이 지난 29일 한국·일본 롯데 지배 고리의 핵심인 일본롯데홀딩스의 과반 지분을 확보했다고 주장하자 신 전 부회장도 3분의 2 지분이 자신에게 우호적인 세력이라며 이사회 교체를 제안하겠다고 30일 맞불을 놨다.

29일 밤 10시25분께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 신동주 전 부회장은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닫았으나 시종일관 미소 띤 얼굴을 유지한 채 의문의 동행인 3명과 공항을 빠져나갔다. 그의 귀국을 놓고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다시 한번 설득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그는 “롯데홀딩스의 의결권은 아버지가 대표인 자산관리 회사가 33%를 지닌다. 나는 2% 미만이지만 32%가 넘는 종업원 지주회를 합하면 3분의 2가 된다”며 충분히 판세가 역전될 수 있음을 자신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 28일 동생 신동빈 회장이 긴급이사회를 열어 부친 신격호 총괄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일선 퇴진시킨 행위는 일본롯데홀딩스 정관에 규정돼 있지 않다는 점을 들어 정관 개정을 이유로 주총을 소집하고 그 자리에서 이사 교체를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 측도 만만치 않다. 이미 일본 롯데홀딩스의 이사회를 장악한 것은 물론 우호지분 50% 이상을 확보했다는 주장이다.

일본 롯데홀딩스가 법적으로 지분 공개 의무가 없는 비상장법인이어서 정확한 지분율을 알 수 없으나 신동빈 회장의 지분 20% 외에도 우리사주 지분 12%와 광윤사 지분 27.65% 등만 따져도 과반이 이미 넘는다는 설명이다.

또한 지난 28일 긴급 이사회를 통해 지분 보유 세력 대표로 구성된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의 확실한 지지를 얻은 만큼 주총에서의 이변은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가녀린 귀공자 스타일에 감성적인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이번 일을 혼자 주도할 스타일이 아니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경영권 쿠데타'를 위해 일본으로 떠날 때 누나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과 신격호 총괄회장의 5촌 조카인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대행도 함께했다. 이들은 한국 롯데그룹에서 신동빈 회장과 함께 경영을 하면서도 형제간 분쟁에서는 신동주 전 부회장 편에 서고 있다.

이에 따라 신동주 전 부회장의 독단적인 결정이라기 보다는 친족과 주변의 상황이 뒷받침 됐기 때문에 행동을 취한 것 아니겠냐는 것이다.

재계는 일단 롯데그룹의 분석처럼 이번 후계싸움에서 신 회장이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고, 신 전 부회장이 이를 뒤집을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이 장남인 신동주 전 부회장의 편을 들어 주총 승패의 키를 쥐고 있는 우리사주와 광윤사의 이사들을 설득하고 나선다면 전세가 또 역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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