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취소 후 롯데그룹 동요 않도록 관리 나서

한국 롯데 임직원에 "걱정말라" 긴급 메시지 전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신동빈 롯데 회장이 당초 29일 귀국하려던 계획을 돌연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이번주 내내 일본에 머물면서 이번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일본 롯데그룹이 동요하지 않도록 관리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이날 저녁 일본을 출발해 김포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었다.

신격호 총괄회장을 포함해 일본에 갔던 신영자 이사장 등은 전날인 28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신 총괄회장은 귀국 직후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에 있는 본인의 집무실 겸 거처에 머무르며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2012년 12월 일본에 다녀온 이후 2년 6개월여 만에비행기를 탄데다 이틀 연속 비행기를 타면서 93세 고령이어서 신체적으로 부담이 됐다는 것이 롯데그룹측의 설명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 회장은 아직 일본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애초 신 동빈회장 이름으로 29일 오후 6시 45분 김포공항에 도착하는 일본 전일본공수(ANA) 항공편을 예약했으나 이날 오후 예약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해외에 있을 때 갑작스러운 일정 변동을 고려해 통상 잡아두는 여유분의 예약이었다"면서 "언론의 문의가 쏟아져 이마저도 취소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은 이날 오전 귀국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에 남아 이번 사태로 혼란을 겪었을 일본 롯데 임직원들을 다독이고 경영체제를 확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전날 저녁 오후 7시 일본 현지에서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 6명과 임원 4명 등과 함께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신 회장은 "흔들림 없이 잘해달라"며 "거버넌스(경영체제)가 건전하게 형성되려면 절차가 필요하다"며 이사들을 다독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신 회장은 한국의 롯데 직원에게도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갑작스러운 경영권 분쟁으로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직원은 일본 롯데뿐 아니라 한국롯데그룹 소속 임직원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신동빈 회장이 내부 인트라넷을 통해 롯데 임직원에게 전달한 메시지 전문

존경하는 롯데 임직원 여러분, 그룹의 발전을 위해 늘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 계신 여러분들께 감사 말씀 드립니다.

갑작스럽게 알려진 일련의 사건들로 많이 놀라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여러분께 불안감과 혼란을 드리게 되어 죄송한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아울러 국민 여러분에게도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한 마음입니다.

롯데그룹은 제 아버지이시자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님이 ‘기업보국(企業報國)’이라는 기치 아래, 폐허가 된 조국에 꿈과 희망을 심겠다는 큰 뜻을 품고 키워온 그룹입니다. 저 역시도 이러한 아버님의 뜻에 따라, 국가경제에 이바지하고 공동체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업 활동을 펼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롯데는 우리 모두가 만들어가는 기업입니다. 한마음으로 롯데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주신 임직원 여러분과 롯데를 신뢰하는 주주 여러분의 것이고, 더 나아가 롯데의 존재 이유이기도 한 국민 여러분의 것이기도 합니다.

롯데가 오랫동안 지켜온 기업가치가 단순히 개인의 가족 문제에 흔들려서는 안될 것입니다. 저는 오늘날의 롯데를 만드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해준 임직원 여러분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여러분을 위해서라도 롯데가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모든 힘을 다하겠습니다. 롯데는 앞으로도 국가경제에 이바지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

친애하는 롯데 가족 여러분, 롯데는 여러분의 강인한 의지와 열정을 동력 삼아 위기상황을 지혜롭게 극복하며 성장해왔습니다. 여러분의 힘이 다시 한 번 필요한 시기입니다. 부디 흔들림 없이 본연의 업무에 최선을 다하며 한마음이 되어 지켜봐주십시오. 여러분의 신뢰를 기반으로 롯데는 더욱 굳건히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

여러분께 많은 걱정을 끼쳐드린 점 다시 한 번 안타깝게 생각하며, 임직원 여러분의 협력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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