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2분기 바닥 딛고, 3분기부터 점진적 회복 예상"

롯데 블랙 슈퍼쇼 세일에서 소비자들이 상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롯데백화점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정부가 우리 경제를 짓눌렀던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사실상 종식됐음을 선언하면서 경기 회복의 기반이 마련됐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시작된 메르스는 회복세를 보이던 내수에 직접 충격을 가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릴만큼 엄청난 피해를 안겼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사태가 2개월여 만에 사실상 완전한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관광, 유통업종 등을 중심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분야의 회복세가 빨라지고 위축됐던 소비 심리는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28일 메르스 후유증을 극복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 등 총 22조원 규모의 재정보강 대책을 조속히 이행하며 경기회복에 탄력을 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전문가들은 메르스 여파가 직접 영향을 미친 2분기에 바닥을 찍은 경기가 3분기부터 본격 반등을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동안 타격을 입은 유통·관광업계도 내수 회복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우선 백화점들은 '정가, 명품 이미지' 등의 자존심을 내려놓고 장소와 품목에 상관없이 '떨이 세일'에 나서며 내수시장을 살리려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3일~26일 자신의 영업장이 아닌 일산 킨텍스(KINTEX)를 빌려 대대적 '출장 세일'을 벌였다. 이번 '롯데 블랙 슈퍼쇼(LOTTE BLACK SUPER SHOW)' 나흘간 매출은 130억원으로, 매출 목표치(60억원)의 두 배를 넘어섰다.

현대백화점, 신세계가 준비한 대대적 해외 명품 할인 행사에도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점포별로 순차적으로 모두 900억원어치의 해외 패션 브랜드 이월상품을 할인 판매한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의 22~25일 행사 매출은 목표를 31.5% 초과 달성했고 이 기간 방문객도 지난주 같은 기간의 1.5배인 15만명에 이르렀다.

신세계는 보통 8월 초에 '명품 대전'을 진행했지만 올해의 경우 해외 온라인몰 할인에 따른 직구(해외직접구매), 휴가철 해외 현지 구매 등에 명품 수요를 뺏기지 않기 위해 행사 시점을 보름 정도 앞당겼다.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신세계 본점에서 열린 '해외 유명브랜드 대전'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2.9% 늘었다.

현대백화점은 이어 무역센터점에서 30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압구정본점에서 30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신세계는 본점에 이어 강남점(7월 30일~8월 2일)과 센텀시티·경기점(8월 13~16일)에서도 차례로 해외 브랜드 할인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롯데백화점도 29일부터 소공동 본점을 시작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해외명품대전을 준비하고 있다.

대형마트도 지난주부터 대규모 할인전에 돌입했다.

이마트는 29일까지 모든 지점에서 여름 의류, 잡화, 바캉스 용품 등 1000억원 규모의 '창고 대방출전'을 열어 패션 상품을 최대 60% 싸게 판다. 이마트가 일찌감치 여름 패션상품 처분에 나선 것은 지난달 패션 매출이 메르스 여파 탓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2%나 줄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도 29일까지 재고 1천여가지 품목을 기존 판매가 대비 최대 50% 저렴하게 판매하는 '우수재고 대방출전'을 진행한다.

최근 메르스 사태로 매출이 30~50% 급감한 면세점도 7~8월 성수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푸짐한 할인·사은품 혜택을 내걸고 있다.

한편 황교안 국무총리는 메르스 사실상 종식을 선언하면서 "국회에서 통과된 메르스 추경예산도 신속히 집행해 우리 경제가, 그리고 국민생활이 조속히 활력을 되찾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매월 재정관리점검회의를 열어 추경 집행 상황을 확인하기로 했다. 메르스로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던 관광시장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하는 데도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정부는 내달 말까지를 관광시장을 통한 경제 조기 회복의'골든타임'으로 보고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도 펼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기업과 정부의 대책에 힘입어 경제심리 회복과 추경 집행 영향을 받아 3분기부터는 메르스 이전의 상태를 회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추경이 올해 성장률을 0.2∼0.3%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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