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선 "국내 수출기업 매출 회복 쉽지 않을 것" 전망

지난 2010년에 정점을 찍은 대기업들의 영업이익이 4년 사이에 반토막 수준까지 떨어졌다. 사진=장동규 기자 jk31@hankooki.com
[데일리한국 이민형 기자] 30대 그룹의 수익성이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0년에 정점을 찍은 영업이익은 하향곡선을 그려 4년 사이에 반토막 수준까지 떨어졌다.

28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자산 순위 30대 대기업 그룹(공기업 제외)의 영업이익은 작년에 57조5,600억 원으로 2008년의 60조1,700억 원보다 4.3% 적었다. 정점인 2010년 88조2,500억 원과 비교하면 30조6,900억 원(34.8%) 감소한 수준이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대기업들은 최근 수출과 내수의 동반 침체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30대 그룹의 영업이익은 ▲2011년 82조3,900억 원 ▲2012년 76조1,600억 원 ▲2013년 70조4,000억 원에 이어 작년까지 4년간 가파른 속도로 줄어들었다. 영업이익률도 작년에는 4.3%로 2008년의 6.7%보다 2.4%포인트나 낮았다. 영업이익률은 2010년 7.9%까지 개선되고선 하향 곡선을 그려 4년 사이 거의 반토막이 났다.

그룹별로 보면 16개 그룹의 영업이익이 2008년보다 줄어들었다. 우선 LG그룹이 2008년 6조6,100억 원에서 지난해 4조6,900억 원으로 감소했다. 포스코그룹은 7조2,000억 원에서 3조1,200억 원으로 줄었다. 2008년과 비교해 영업이익률이 개선된 그룹은 삼성과 현대차, 한진, 부영, 미래에셋 등 5곳뿐이었다.

현대중공업그룹(-5.0%)과 KT(-1.1%), 현대그룹(-0.60%), S-Oil(-0.90%), 동국제강(-0.20%) 등은 지난해 영업손실을 내면서 영업이익률도 마이너스(-) 상태를 보였다. 나머지 그룹의 수익성도 악화됐다. 포스코그룹의 영업이익률은 2008년 15.9%에서 지난해 4.4%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LG그룹은 7.8%에서 4.0%로, GS그룹은 3.8%에서 0.3%로 각각 하락했다. 신세계그룹의 영업이익률도 2008년 9.0%에서 지난해 6.3%로, 대우조선해양은 8.9%에서 3.1%로, LS그룹은 6.3%에서 2.7%로 각각 떨어졌다.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의 영업이익률은 2008년보다는 높지만 각각 2010년과 2011년 고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삼성의 영업이익률은 2010년 11.0%를 기록하고선 2012년 9.7%, 2013년 8.9%, 지난해 6.4% 등으로 하락했다. 현대차그룹은 2011년 8.7%에서 2012년 7.8%, 2013년 7.2%, 작년 6.9% 등으로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앞으로도 국내 수출 기업들의 매출과 이익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수출 대기업들은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전 세계 수요 둔화로 판매가 저조한 상황"이라며 "대형 수출기업의 실적이 회복되려면 세계 경기가 살아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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