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미래부·SK그룹 3자 민관협력모델 구축

매출투자 증가 등 창조경제 혁신센터 효과 누려

벤처 대표 "10개월은 너무 짧고 기업별 프로그램 필요"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투자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나노람다코리아 대표. 사진=동효정 기자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20대 한국 청년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투자자를 찾아 제품을 설명하는 것은 '하늘에 별 따기'다. 그런데 눈을 씻고 찾아보니 '별을 딴' 젊은이가 제법 있다. 물론 혼자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민관협력모델이 제대로 가동되면 '불가능'이 언제든 '가능'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도 역시 그같은 비밀을 다시한번 깨칠수 있었다.

박근혜 정부가 핵심 국정 과제로 야심차게 추진한 창조경제혁신센터프로젝트가 대구를 시작으로 인천까지 마무리됐다. 이로써 창조경제혁신센터라는 거창한 이름의 센터가 전국에 17곳 개소됐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는 23일 대전센터에서 드림벤처스타 1기 졸업예정인 스타트업 기업들의 지난 10개월간 성과를 최종 발표하는 데모데이 행사를 가졌다. 현장에는 의욕과 열기가 가득했다.

드림벤처스타 사업은 공모전을 거쳐 선발된 벤처기업들에게 혁신센터와 SK의 역량과 노하우를 활용해 자금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이다. 대전 센터는 KAIST 내 나노공힉관 9층에 자리 잡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이석준 미래부 1차관과 민병주 새누리당 국회의원, 강성모 KAIST 총장, 류순현 대전시 행정 부시장,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장동현 SK창조경제 추진단장 등이 참석했다.

10개월 동안 대전센터를 세 번 찾았다는 이석준 1차관은 "첫 번째 방문 당시에는 이 곳에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게돼 깜짝 놀랐다"면서 "드림벤처스타 1기는 대전센터와 SK의 아낌없는 지원과 정부, 지자체의 협력을 통해 일궈냈다. 앞으로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벤처대박의 성공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미래부와 SK그룹은 드림벤처스타 1기 공모전을 개최해 유망 사업 아이템을 가진 10개사를 선발했다. 18: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이들을 위해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는 사무공간과 제작 설비, 1대1 멘토링 및 사업화 자금, 투자 유치 및 해외진출 등 맞춤형 서비스를 집중 지원했다.

1개 팀 당 창업초기자금을 2,000만원 씩 지원하고 기술 개발 자금은 최대 2억원까지 지원했다. 특히 SK그룹 내 각 사업부서와 연계하여 전담 멘토 지원과 그룹의 국내 ·외 마케팅 판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SK그룹이 조성한 450억원 펀드의 투자 유치 기회를 제공했다.

지난 10개월간 혁신센터와 SK의 지원을 받은 드림벤처스타 1기 10개 벤처기업은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하는 테그웨이, 산업용 3D 스캐너를 개발한 씨메스, 고신뢰 실시간 운영체제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알티스트, 스마트 운전 도우미 서비스를 제공하는 엠투브가 있다.

또 초소형 나노분광센서를 개발한 나노람디코리아, 저전력 담보물 감시 단말기 서비스를 제공하는 씨엔테크, 가스센서모듈을 개발한 엑센, 저가형 스포츠 액션 카메라를 개발한 더에스, 웹기반 고급 영상 자동 재생 시스템을 만든 비디오팩토리다.

드림벤처스타 1기의 주요 성과 중 가장 눈에 띈 것은 비디오팩토리였다. 비디오팩토리 (대표 황민영)은 웹클라우드에 기반해 영상을 자동으로 재생하는 플랫폼 제작업체다. 비디오팩토리는 실리콘밸리의 'F50 seson5로 선정되면서 투자를 유치해냈다.

비디오팩토리 대표 황민영(25)씨는 올해 KAIST를 졸업한 젊은 사업가다. 카이스트 재학시절 친구들과 만든 아이디어 상품으로 창업을 결심했다고 한다. 20대 청년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투자자를 찾아 제품을 설명하는 것은 '하늘에 별 따기'와 같았지만 미래창조과학부가 운영하는 벤처육성 프로그램에 선정됐고 대전센터는 즉시 밀착 지원했다.

대전센터는 비디오팩토리의 해외진출을 위해 SK이노파트너스를 동원했다. SK이노파트너스는 SK그룹이 보유한 해외 네트워킹을 활용해 비디오팩토리가 실리콘 밸리에서 진행되는 투자 전시회에 참석할 수 있도록 중개했고, 그 결과 지난 달 '플러그 앤 플레이'로부터 사무실과 멘토링 무상제공 제안을 받았다.

황민영 비디오팩토리 대표는 현재 미국에 있어 대전창조경제센터와 화상 연결을 통해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는 "미래부와 대전혁신센터, SK그룹의 아낌없는 지원에 감사드린다"면서 "지금처럼 지속적인 관심이 있어야 가시적 성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0개 벤처기업은 지난 10개월간 18억1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입주 전 3억 2000만원에 비해 5.6배나 증가한 수치다. 또 한국과학기술지주 등 3개 창업투자사가 태그웨이, 엑센, 디지털팩토리에 19억 5000만원을 투자하는 성과도 거뒀다.

특히 20~30대 연구 개발 인력을 채용하면서 청년 일자리 창출에 도움을 줬다. 입주 벤처기업의 임직원은 초창기 41명에서 71명으로 73% 늘었다.

1기를 졸업하는 벤처 대표들은 기자간담회에서 창조경제 혁신센터의 아쉬운 점도 털어놓았다.

비디오팩토리 대표는 "혁신센터에 입주하고 난 후 사업이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면서도 "돈이 부족한 회사, 인력이 부족한 회사 등 각 회사의 상황이 다른데 그것에 맞춰 지원이 지속 된다면 더 좋은 프로그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경수 테그웨이 대표는 "단점을 생각해보니 10개월은 짧다고 느껴졌다"면서 "졸업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센터와 SK 그룹과 함께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센터는 나가지만 사업 협력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임종태 창조경제혁신 대전 센터장은 "1기 벤처기업이 올린 성과가 2기 벤처기업 및 대전 지역 곳곳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그룹의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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