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액이 수출입은행 선박금융…담보대출인 만큼 비교적 안정적
금감원, 모니터링 강도 높여…외화유동성 점검회의 확대 검토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말 기준 국내 금융회사의 그리스 외화 익스포저(Exposure) 잔액은 11억8,000만 달러(1조3,284억 원)로 전체의 1.3%인 것으로 집계됐다. 익스포저는 외화대출금과 유가증권, 지급보증을 합친 금액으로 거래 상대방의 신용도 하락이나 디폴트 등에 따른 경제적 손실 위험에 노출된 금액을 일겉는다.
국내 금융사의 그리스 익스포저 11억8,000만 달러는 전액 수출입은행의 선박금융 대출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금융이란 선박을 담보로 한 대출이다. 담보가 있는 대출인 만큼 상대적으로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작은 대출인 셈이다. 금감원은 이와 관련, "우려대로 그리스가 디폴트 상황으로 치닫더라도 국내 금융사들이 직접적으로 받는 손실이나 영향은 크지 않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국 수출에서 그리스가 차지하는 비중도 0.2%에 불과하다. 따라서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약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금감원이 현재 국면에서 한국 금융사들의 외화 유동성 상황에도 문제가 없다고 보는 배경이다.
현재 국내 은행의 만기 차입금 차환(롤오버)이 원활히 이뤄지고 있고, 조달금리 수준도 큰 변동이 없다. 금감원은 다만 그리스 상황이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한국도 간접 영향권에 들 가능성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신흥국으로 위험이 전이되면 한국도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금융시장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 강도를 높이고, 필요 시 내부적으로 진행하는 외화유동성 상황 점검회의를 확대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