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바닷가 도심 나들이 인파 증가… 극장가도 활기

음주 교통사고까지 덩달아 증가…음주 단속 정상화 고심중

YTN뉴스 화면 캡처.
[데일리한국 조옥희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추가 환자가 8일만에 제로를 기록하는 등 진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메르스 사태 여파로 침체의 늪에 빠졌던 한국 경제도 조금씩 활기를 되찾아가고 있다.

주말 동안 마스크를 벗은 사람들이 유원지를 찾고,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매출 감소폭도 줄어드는 등 시민들의 지갑도 열리는 분위기다.

완연한 회복세는 아니지만, 메르스 공포로 인한 최악의 경기 위축 국면은 벗어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 양상을 보이면서 사망자가 계속 발생하는 등 상황을 낙관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6월 마지막 휴일인 28일 현재 메르스 사태로 인한 불안 심리가 서서히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는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날 사람들은 유명산이나 바닷가 관광지를 중심으로 피서객들이나 관광객들의 모습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정기세일 중인 백화점이나 야구경기장, 전시회 등에도 인파가 넘쳐났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는 지난주 일요일(3만5,000명)보다 1만5,000천명 많은 5만여 명의 나들이객이 찾았다. 부산의 또 다른 유명 해수욕장인 송도·송정해수욕장에도 각각 2만5,000명과 1만명이 찾았다.

강원 오대산 국립공원에는 1만3,000여명, 설악산과 치악산에도 각각 6,000여명과 2,000여명의 행락객이 방문해 모처럼 초여름의 여유를 만끽했다. 한려해상국립공원 내 거제 구조라해수욕장, 학동흑진주몽돌해변 등 경남 주요 해수욕장과 관광지에도 7월 1일 개장에 앞서 수백 여명이 찾았다.

지난주까지 예년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1,000여명이 찾았던 충북 속리산국립공원에는 이날 낮 동안 방문객 수가 2,000명을 넘어섰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속리산국립공원사무소 관계자는 "예년 이맘때 주말 탐방객 수가 3,000∼4,000명에 이르렀던 것과 비교하면 아직도 모자란 숫자지만 한 주 사이에 부쩍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라고 전했다. 경기 과천 서울랜드에도 이날 오전에만 7,000여명 가까운 입장객이 찾아 예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도심지 행사에도 사람들이 찾기 시작했다.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리빙·가전 등 생활용품 전시행사인 '메가쇼 2015 시즌1'에는 주말 동안 3만3,000여명이 찾았다.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의 홈경기가 열린 부산 사직야구장에는 최근 주말 홈경기(6∼7일) 관중(7,500여 명)의 배나 되는 1만5,000여 명이 예매했으며, 27∼28일 열린 KIA 타이거스의 광주 홈경기에는 1만4,000여명이 관전하는 등 평소 주말수준인 1만7,000명에 근접하는 회복세를 보였다.

유통가도 인파로 북적였다. 업계는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움츠렸던 소비심리가 회복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드러냈다. 메르스로 인해 닫혔던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지난 26일부터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롯데 백화점에 따르면 26~27일 이틀 간 여름정기세일 매출(기존점 기준)은 지난해 대비 3.8% 늘어났다. 주류(25.4%)뿐 아니라 레저(13.5%), 스포츠(11.9%) 등의 상품이 잘 팔리며 매출 상승세를 이끌었다.

극장가도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다. 이날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에 의하면 지난 주말(19~21일) 3일간 극장을 찾은 관객은 총 250만3,354명으로 집계됐다.

메르스 공포가 극심했던 2주 전 주말 3일간(5~7일) 극장을 찾은 관객 수는 155만 명. 불과 2주 만에 관객 수가 100만 명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상영 전부터 화제를 모은 영화가 잇따라 개봉하면서 매진 사례도 속속 나오는 등 극장가에도 메르스 진정세가 확인된다는 지적이다.

메르스 공포가 확연히 꺾이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은 음주 교통사고 증가 추세로도 드러나고 있다. 이날 경찰청에 따르면 메르스 여파로 한풀 꺾였던 음주 교통사고 건수가 지난 11∼15일 일평균 39.4건, 16∼20일에는 일평균 43.8건으로 늘어났다. 전달(일평균 59.6건) 이나 지난해 6월의 음주 교통사고 추이(일평균 68건)에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아무리 메르스 여파가 수그러든다고 해도 음주 교통사고가 증가세를 보이는 건 좋지 않은 조짐이다.

또 음주단속에 따른 적발 건수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5월 일평균 697.6건이었던 음주 적발 건수가 이달 1∼5일 일평균 488건, 6∼10일 324.6건으로 줄었다가, 11∼15일 339.6건, 16∼20일 338.6건으로 반등했다. 메르스 확산세가 한풀 꺾여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이 음주운전 증가라는 수치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음주 측정기를 통한 메르스 감염 우려로 이달 3일부터 음주단속을 자제하고 있는 경찰측은 “음주 교통사고 통계와 메르스 사태를 면밀히 지켜보며 정상화 시기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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