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나홀로 성장…아이 건강 우선하는 부모 있는 한 시장 확대 필연

팔도 뽀로로음료(왼쪽부터), 정관장 아이키커, 롯데칠성음료 우리아이 홍삼장군. 사진=각 사 제공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전반적으로 침체된 식품시장에서 천연원료와 무첨가 등으로 무장한 어린이 음료가 계속 성장하자 롯데칠성음료도 뒤늦게 승부수를 띄웠다. 자녀 건강에 대한 부모의 관심과 투자가 커지고 있는 것을 감안한 행보로 보인다.

롯데칠성음료는 28일 어린이 홍삼음료 ‘우리아이 홍삼장군’을 출시했다. 국내산 6년근 홍삼 농축액과 비타민 B2, B3, B6, C 등 성장기 어린이에게 필요한 영양 성분을 담은 제품이다. 오렌지과즙 20%을 섞어 아이들에게 익숙한 맛을 냈다. 정관장의 어린이홍삼음료 ‘아이키커’와 상당히 유사한 콘셉트에 디즈니 캐릭터를 적용해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과거 롯데칠성음료는 ‘델몬트 곤’이라는 어린이쥬스 제품을 팔았다. 하지만 판매율이 저조하자 사업을 접고 지난달 ‘델몬트 디즈니 썸썸’을 내놨다. 칼슘과 비타민C를 넣은 혼합과즙음료로, 이 제품 역시 디즈니 캐릭터를 앞세워 동심을 공략했다.

국내 어린이 음료시장이 불황 속에서 나홀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국내 어린이 음료시장은 2012년 551억 원, 2013년 610억 원, 2014년 750억 원 규모로 점점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음료업체와 홍삼업체 등이 너도나도 어린이 음료시장에 뛰어들어 시중에 나온 제품만 20여 종에 이른다.

현재 어린이 음료시장은 뽀로로 캐릭터를 활용한 팔도가 34.3%의 점유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정관장도 홍삼어린이음료로 23.3%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시장 점유율이 2.9%(작년 기준)에 불과해 미미한 수준이지만 유통망을 활용해 시장 판도를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현재 어린이 음료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팔도와 KGC 정관장도 수성을 벼르고 있어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뽀로로음료는 2007년 출시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이 4,000만 개를 돌파했고, 연매출 224억 원을 기록했다. 정관장 '아이키커' 역시 출시 첫해인 2011년 30억 원 수준이었던 매출이 지난해 202억 원으로 껑충 뛸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업계 3위인 해태음료 '썬키스트 키즈' 과즙음료는 지난해 1월부터 프린세스, 카스, 겨울왕국 등 다양한 캐릭터를 활용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웅진식품의 '코코몽'도 캐릭터 음료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출시 첫해부터 매달 40만 개 이상이 팔려 현재 누적매출 100억을 기록한 히트제품으로 떠올랐다.

이처럼 어린이 음료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이유는 포화상태인 음료시장에서 자녀의 건강에 대해 관심이 높은 부모들이 탄산음료나 고열량의 음료보다 천연원료를 활용한 무첨가 제품들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음료업계 관계자는 "어린이 음료 시장이 향후 4~5년 내 1,000억 원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어 롯데칠성음료가 전략적으로 뛰어든 것 같다"면서 "아이의 건강을 우선 생각하는 부모들의 수요가 있는 한 시장은 계속해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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