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 브랜드 경쟁적 유치·다양한 콘셉트 점포 리뉴얼
단순한 쇼핑공간 넘어 생활문화공간으로의 진화 시도

홈플러스를 찾은 고객들이 유니클로에서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제공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신선·가공식품과 생활용품 판매의 대명사였던 대형마트가 최근 SPA 브랜드를 경쟁적으로 유치하거나 새로운 리테일테인먼트(유통+엔터테인먼트) 콘셉트 매장을 내세우며 변화하는 고객 취향에 적극 대응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홈플러스는 오는 29일 가좌점과 남양주 진접점에 유니클로, 톱텐 등을 동시에 오픈하며, 이로써 자사 점포 내 SPA 매장이 40개를 돌파하게 됐다고 28일 밝혔다. 홈플러스 내 유니클로 매장은 20개, 톱텐 매장은 11개로 확대되며, 향후 에잇세컨즈, 베이직하우스, 스파오 등 브랜드도 추가 오픈해 7월 중으로 전체 SPA 매장이 50개를 돌파할 전망이다.

이성룡 홈플러스 몰사업부문 부사장은 "합리적인 가격에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을 발 빠르게 선보이는 SPA 브랜드는 최근 대형마트 변화의 주요 축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글로벌 영유아 SPA 브랜드 마더케어 확대를 비롯해 다양한 카테고리를 통한 고객만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 관계사인 유니클로가 경쟁마트인 홈플러스에 꾸준히 매장을 내자 롯데마트도 새로운 SPA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롯데마트는 '동대문표 SPA' 브랜드를 앞세워 유니클로·자라 등 세계적인 브랜드들과 경쟁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잠실점 2층에 231㎡ 규모의 SPA편집매장인 ‘엔플러스 라이프스타일 샵’ 1호점을 25일 열었다. 롯데마트는 내년 말까지 엔플러스 매장 7곳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이처럼 대형마트가 SPA 브랜드 유치에 적극적인 이유는 높은 집객효과 때문이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유니클로 입점 점포의 경우 몰 임대매장 전체 평균 매출이 유니클로 입점 이전 대비 최대 66.8%까지 늘어났으며, 직영 매장에도 방문객이 유입돼 평균 5% 가량의 추가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변화는 전통적인 대형마트로는 경쟁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과 소형점포의 성장세에다 영업규제까지 받고 있어 단순한 쇼핑공간을 넘어 생활문화공간으로의 진화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홈플러스는 SPA 패션 브랜드 강화와 함께 고급레스토랑, 글로벌 신상품을 소개하는 수입식품 코너, 직접 써보고 구매하는 체험형 가전매장, 업계 최대 규모의 유아 놀이터 상상노리 등 다양한 매장 구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런 변화는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평가다. 홈플러스 리모델링 점포가 기존점포 대비 평균 15.6% 가량의 매출 상승 효과를 보고 있는 게 그 증거라는 것이다.

영업이 부진했던 기존 마트 점포를 리뉴얼해 아울렛으로 전환한 사례도 있다. 롯데 팩토리 아울렛은 브랜드별로 매장이 구획됐던 기존의 아울렛과는 달리 롯데마트 항동점을 패션 그룹의 '종합관' 형태로 꾸몄다. 이 점포의 평균 할인율은 40~70%로, 일반 아웃렛(30~50% 할인)보다 높다.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는 저렴한 가격의 상품을 제공하고 협력업체에는 장기화된 재고를 해소할 수 있는 판로를 제공한다.

상품 진열방식 차별화도 시도하고 있다. 행거 등의 집기를 활용해 상품을 가지런히 정리해 진열했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대형 매대에 상품을 높이 쌓거나 상품이 든 박스를 그대로 노출하면서 물류창고의 분위기를 살리기도 한다.

롯데 관계자는 "협력업체의 재고를 소진할 수 있는 새로운 판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침체된 유통시장과 지역상권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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