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사위 임우재, 이혼 소송 마무리 후 삼성 떠날 듯

작은 사위 김재열, 스포스사업 강화하며 숨은 조력자 역할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와병 중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대신해 지난 1년간 그룹을 이끌어온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재계 안팎에서는 대체적으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렇듯 삼성의 이재용 체제가 굳어져 가면서 삼성가 사위인 임우재 삼성전기 부사장과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사장의 위상 변화에도 조금씩 관심이 커져가고 있는 형국이다.

동갑내기인데다 비슷한 시기에 삼성가 사위로 들어온 임 부사장과 김 사장은 그룹 내에서 걸어온 길이 사뭇 다르다. 고 김병관 동아일보 명예회장의 차남으로 언론계와 재계에 탄탄한 인맥을 지니고 있는 김 사장이 초고속 승진하며 승승장구한 반면 평사원 출신으로 별다른 배경이 없는 임 부사장은 맏사위임에도 항상 승진이 늦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10년 12월의 삼성 임원 인사다. 김 사장은 당시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데 이어 3개월 만에 또다시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반면 총수일가 대부분이 승진했던 그 해 인사에서 임 부사장은 승진대열에 합류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낳았다. 더군다나 임 부사장은 현재 이혼 소송 중에 있다. 새로운 사업을 주도하거나 전면에 나서긴 어려운 처지라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말을 아끼고 있다. 개인적인 일과 인사 문제는 항상 연말에 공식적인 발표를 통해서야 알 수 있기 때문에 들은 바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혼 절차가 마무리되면 임 부사장이 회사를 떠날 것이라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임우재 부사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이혼 소송이 마무리가 되면 어떤 식의 인사조치가 있을 것"이라며 "이혼 절차가 완료되면 지난해 이야기가 나왔던 것처럼 유학을 가는 방식으로든 회사를 떠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임 부사장은 삼성그룹 계열사의 지분을 단 한 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배당금은 물론, 지배력도 있을 수 없는 처지이다. 물론 이 같은 지분 구조는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의 남편 김재열 삼성엔지니어링 경영기획 총괄 사장에게서도 똑같이 나타난다. 김 사장 역시 삼성그룹이나 계열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 사장의 경우는 이야기가 다르다고 재계는 보고 있다.

김 사장은 제일기획의 몸집을 키우면서 자신의 사업을 견고히 다지고 있다. 아내 이서현 제일기획 경영전략담당 사장을 제치고 사업 전면에 나서진 않아도 숨은 조력자로 활약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김 사장은 정기 그룹 인사를 통해 삼성엔지니어링 경영기획총괄 사장에서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 스포츠단은 마케팅·수익 위주로 방향을 틀면서 계속해서 성장 중이다.

김 사장은 자신감 있게 스포츠 사업을 강화하면서 입지를 견고히 하고 있다. 보직이 바뀐 후 조용히 아내의 경영을 지원할 것이라는 예측과는 사뭇 다른 방향이다. 지난해 수원 삼성 축구단, 남녀 농구단(삼성썬더스·삼성블루밍스)에 이어 배구단까지 인수함으로써 제일기획 스포츠마케팅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게다가 재계 일각에서는 장차 제일기획의 삼성 프로야구단 인수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야구단까지 인수하게 되면 제일기획은 국내에서 찾아볼 수 없는 스포츠 전문 기업으로 자리매김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재계에서는 삼성그룹의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김 사장이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의 뒤를 이어 국제올림픽연맹(IOC) 위원직에 도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IOC위원은 올림픽뿐만 아니라 글로벌 비즈니스에도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명예직이다.

김 사장은 2011년 남아공 더반에서 평창이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될 때 이 회장을 보좌하며 IOC위원들과 친분을 쌓았다. 또 현재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 평창올림픽준비위원회 부위원장도 맡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 총수까지 오른 사위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는 경영권을 넘겨받을 아들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삼성은 앞으로 이재용의 삼성, 이부진의 삼성, 이서현의 삼성으로 나눠질 것이며 임 부사장은 회사를 떠날 것으로 보이고 김 사장은 지금까지 승승장구 해온 만큼 자신의 영역을 확실히 다져 아내의 경영을 지원하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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