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창간 기념 여론조사]

'회장직 승계' 자제한 이재용 부회장은 15.1%로 2위… 3, 4위는 정몽구·정몽준

구본무·최태원·김승연 회장 응답률은 줄어…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 6위 진출 눈길

[데일리한국 장성준 기자] 우리나라 국민들은 재계 총수 중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보여주는 CEO(최고경영자)로 이건희 삼성 회장을 꼽았다. 데일리한국이 창간 1주년 기념으로 리서치앤리서치(R&R)에 의뢰해 15~16일 19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현재 재계 총수 중 2015년에 가장 큰 영향력을 보여주는 CEO는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질문한 결과 장기 투병 중인 이건희 회장이 41.1%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2위는 15.1%를 얻은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었다.

지난해 12월 말 데일리한국·주간한국이 신년 기획으로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유사한 질문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26.8%로 1위를 차지하고, 이건희 회장(13.8%)과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10.8%)이 각각 2, 3위를 기록했었다. 당시에는 '재계 총수 중 2015년에 가장 큰 영향력을 보여주는 CEO는 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미래형'으로 질문했었다. '현재형'으로 물은 이번과는 뉘앙스가 다른 질문이다. 당시는 이 회장의 투병이 장기화되면서 경영 복귀가 어렵다는 판단이 확산되는 분위기였다. 이에 따라 아들인 이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면서 그의 영향력이 본격적으로 발휘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새해 들어서도 이 부회장이 회장직을 승계하지 않는 등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것을 자제함에 따라 장기 투병 중인 이 회장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이 부회장의 행보에 점점 가속도가 붙고 있어서 향후 경영 전면에 나설 경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9월 하순 주간한국이 유사한 질문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이 부회장을 꼽은 응답이 4.2%로 4위에 불과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 가을보다는 이 부회장의 영향력 평가 지수가 상당히 높아졌다.

이번 조사에서 정몽구 현대차 회장(11.6%)과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 전 의원(6.9%)은 각각 3, 4위였다. 이어 구본무 LG 회장(1.1%),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0.9%), 최태원 SK 회장(0.9%), 김승연 한화 회장(0.6%) 순이었다. 기타는 2.5%, 없음은 6.4%, 모름·무응답은 12.8%였다. 구본무·최태원·김승연 회장을 선택한 응답은 신년 기획 조사 때보다 줄어들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이 비록 0.9%이지만 6위를 기록한 것이 두드러진다. 신년 기획 조사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이 12위를 기록해 신동빈 롯데 회장보다 영향력 순위에 밀렸던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는 올해 초 장남인 신동주 일본롯데 회장의 급작스런 퇴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조사 결과를 성별로 보면 이건희 회장은 남성(37.6%)보다 여성(44.6%)에게서 강세를 보였다. 반대로 이재용 부회장을 선택한 응답은 여성(12.2%)보다 남성(18.0%)에서 더 많았다. 정몽구 회장은 여성(10.1%)보다 남성(13.1%)에게서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연령별로 보면 이건희 회장을 꼽은 의견은 고연령층으로 갈수록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20대(19세 포함)와 30대에서는 각각 54.4%, 51.0%로 절반을 넘겼지만 40대 41.2%, 50대 31.6%, 60대 이상 30.9%로 나이가 들수록 비중이 감소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모든 연령층에서 고른 분포를 보였다. 30대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18.8%였고, 나머지 세대에서는 대부분 13~14%대를 기록했다. 정몽구 회장은 오히려 고연령층일수록 기대감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0대(19세 포함)는 4.6%에 그쳤지만 특히 50대(14.9%)와 60대 이상(16.7%)에서는 이재용 부회장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직업별로 보면 학생(59.5%)과 화이트칼라층(44.1%)이 이건희 회장의 영향력을 가장 높게 평가했다. 이 회장의 영향력 평가를 소득별로 보면 200만원 미만에서는 31.7%에 그쳤지만 400~599만원 46.5%, 200~399만원 40.9%, 600만원 이상 38.4%로 집계됐다. 전반적으로 소득이 높은 층에서 이 회장의 영향력이 높다고 보았다.

이번 조사는 유선 가구전화와 휴대전화를 대상으로 병행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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