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 판다+의 세계여행 프로젝트' 국내서 열려
지난 2008년 세계자연기금(WWF)과 프랑스 조각가 파울로 그랑종(Paulo Grangeon)의 협업으로 처음 시작된 ‘1600 판다의 세계여행'은 멸종위기종인 판다를 빠삐에 마쉐(수공예 종이작품) 1,600개로 제작, 세계 각국의 도시를 돌며 전시한 프로젝트다. 프랑스 파리 일대를 시작으로 네덜란드·이탈리아·스위스 등 8개국을 돌며 약 100회의 전시를 이어왔다. '1,600'이라는 숫자는 2008년 당시 야생 대왕판다의 생존 개체수를 나타낸다.
이번 ‘1600 판다+’는 이 프로젝트의 후속으로 기획된 것으로, 한국에서의 전시가 최초다. 프로젝트명의 ‘+(플러스)’는 판다의 개체수 증가와 그간 야생동물보호에 대해 고취된 대중의 의식을 의미한다. 올해 초 중국 정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야생 판다의 개체수가 17% 증가해 1,800마리를 넘어섰다. 이를 기념해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기존의 대형판다 1,600개와 함께 엄마-아기 판다 200개를 특별히 추가로 제작했다. 1,600마리 판다가 방문하는 장소들은 각 지역의 대표적인 자연경관과 문화유산이 있는 랜드마크들로 구성됐다.
본격적인 전시에 앞서 15일부터는 서울부터 제주도까지 한국의 아름다운 명소를 배경으로 촬영한 판다들의 모습이 전시 홈페이지 및 공식 SNS 계정을 통해 공개된다. 이어 오는 23일부터 6월 30일까지는 서울·인천·부산 등 전국 7개 도시를 돌며 주요장소 10여곳에서 플래시몹 전시를 진행한다. 플래시몹 전시는 홈페이지에 미리 예고된 장소에 판다 1,600마리가 갑자기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퍼포먼스로, 각 장소별로 하루씩만 진행된다. 23일에는 세종문화회관 앞, 24일 시청광장 등에서 판다들이 ‘깜짝 등장’할 예정이다. 전시 시간은 정오에서 오후 5시까지로, 현장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1,800마리의 판다가 모두 등장하는 메인 전시는 7월 4~31일까지,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몰 앞 잔디정원과 석촌호수 일대에서 진행된다. 전시 장소에는 판다들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마련되며, 종이 판다모형을 직접 만드는 워크샵 등 다양한 이벤트도 열릴 예정이다. 메인전시가 끝나면, 전시했던 판다를 사전 ‘입양 신청’을 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분양하며, 수익금은 WWF코리아에 전액 기부한다.
한편, 작품을 제작한 파울로 그랑종은 30년 이상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프랑스 출신의 조각가로, 자연보존 및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에 관심이 높다. 지난 1997년 태국의 빠삐에 마쉐를 처음 접한 그는 도자기와 종이공예 워크숍을 프랑스에 설립하고, 태국에서 활동하는 종이공예가들과 활발히 교류하면서 작품 세계관을 넓혀왔다. 오는 2009년에는 '1600 판다+'에 이어 프랑스 해양부를 위한 120마리의 고래, 대만을 위한 200마리의 흑곰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