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영업 이익 감소한 반면 버블티 성장 지속
다이어트 효능 없고 가격 거품 심하다는 지적도

음료 시장에 커피를 위협하는 '버블티'가 새로운 에이스로 부상했다. 사진=공차 제공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커피 중심의 음료 시장에서 ‘버블티(Bubble Tea)’가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버블티는 버블, 즉 비눗방울처럼 둥근 타피오카 펄이 포함된 음료다. 타피오카 펄은 열대작물인 카사바의 뿌리에서 채취한 식용 녹말로 만든 작고 동그란 덩어리의 쫄깃한 식감이 독특해 남녀노소의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만에서 홍차나 커피 등에 이 타피오카 펄을 넣어 마셨는데, 1990년대부터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버블티가 우리나라에 소개된 것은 2000년대 초반이다. 당시에는 마니아들 사이에서만 유행하던 것이 최근에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대만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공차’가 2012년 국내에 상륙하며 본격적인 버블티 시대를 열었다. 최근에는 경쟁 브랜드가 우후죽순 생겨나며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버블티 수요가 늘자 주요 커피전문점은 실적 감소를 겪고 있다. A 커피 프랜차이즈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1463억8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9%가 감소했다. 2년 연속 매출 감소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21.0% 감소한 31억2100만원을 기록했다. 심지어 금융비용 악화 등으로 당기순손실 규모는 전년 대비 5배 가깝게 증가한 114억3700만원으로 나타났다.

B 프랜차이즈 역시 지난해 매출은 1555억62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6.2%가 줄어든 76억900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버블티 업계의 국내 브랜드의 등장과 성장은 지속되고 있다. ‘버블퐁’ ‘버블톡’ ‘버블트리’ ‘버블티킹’ 등 브랜드가 잇따라 출시돼 점포 수를 늘려가는 추세다. 버블티 시장이 성장하면서 편의점에서도 저렴한 가격의 PB제품을 선보이고 커피전문점도 앞다투어 버블티를 메뉴에 추가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웰빙, 힐링 등 몸과 마음의 건강을 생각하는 사회적 트렌드가 이러한 변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커피가 다방 문화에서 프랜차이즈 카페 문화로 이미지가 바뀐 것처럼 티(Tea)문화가 올드한 전통의 이미지를 벗고, 세련된 문화로 재탄생 되면서 20~30대 젊은 층에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버블티는 끼니 대용으로 즐기는 여성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버블티의 주 성분인 타피오카 펄은 저열량, 고칼슘, 고섬유질, 무 콜레스테롤 성분으로 알려졌다. 다이어트 중인 사람들에게 식사대용으로도 만족감을 주는 효능에 다이어트 족에도 각광받고 있다.

버블티는 지난해 오픈마켓 11번가에서 343% 매출성장률을 기록했다. 박수정 11번가 음료 담당 매니저는 “버블티의 인기가 높아지다보니 온라인몰을 통해 집에서 만들어 먹는 버블티 재료인 파우더를 구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파우더 자체가 초코와 블루베리, 녹차 등으로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소비자 선택폭이 넓은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버블티의 체중 감소 효능은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1g당 2~3kcal 수준으로 열량이 거의 없는 편이지만 휘핑크림, 우유 등이 첨가되면서 버블티 열량도 올라가게 되기 때문이다.

컨슈머리서치 최현숙 대표는 "버블티나 스무디를 건강 혹은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실상 열량 부분은 일반 음료와 별반 다를 바가 없다"며 "메뉴를 선택할 때 열량 정보를 꼼꼼히 확인하고 가능하면 시럽 및 우유 종류를 조절해 되도록 열량을 낮춰 섭취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문제는 과도하게 비싼 가격이다. 정작 버블티 ‘원조’인 공차의 ‘블랙밀크티 위드 펄’ 가격은 3900원인데, 공차를 따라 만든 메뉴를 도입한 다른 커피전문점은 버블티 가격을 대부분 5000원 이상으로 책정했다.

소비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커피를 못 마셔 버블티를 즐겨 먹는다는 직장인 하 모씨는 "뒤이어 나온 프랜차이즈 업제품 개발비 등이 사실상 들지 않았을 텐데, 버블티가 인기라는 이유로 가격을 너무 비싸게 책정한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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