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학과 교수 등 외부전문가 참여 현장설명회

노병용 사장 "입점업체 피해 눈덩이 선처 부탁"

제2롯데월드 내 아쿠아리움 누수가 발생했던 부분.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롯데월드몰이 안전 조치를 완료하고 재개장 준비를 마쳤다. 제2롯데월드 안전관리위원회는 28일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서울시와 국민안전처의 요구대로 보완한 아쿠아리움과 영화관을 공개했다. 이에 <데일리 한국> 기자가 외부 전문가와 함께 현장 설명회를 진행한 현장을 찾았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16일 누수가 발생한 아쿠아리움과 진동으로 관객이 이탈했던 영화관에 대해 사용 제한을 내렸다. 공사 인부 사망 사고가 발생한 공연장에는 공사 중단 명령을 내렸다. 이후 롯데가 시설을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 측은 영업정지 후 아쿠아리움의 수조 보수사항 영화관 현장의 진동방지 보완과 소비자 시연 결과 등을 설명했다.

지난 12월 아쿠아리움 수조벽에서 발생한 누수에 대해 제2롯데월드 안전관리위원회는 미국과 대한건축학회 방수전문가들과 원인 파악에 나섰다. 누수의 원인은 수조 아크릴과 콘크리트 벽을 접착하는 실리콘 하자로 밝혀졌다. 롯데는 미국 전문 다이버팀과 함께 기존 실란트(신축, 진동, 변형 흡수를 완화하기 위한 접합 부분) 수조 내 방수재를 새롭게 시공해 누수가 발견된 부분의 보수를 완료했다. 수조 설계와 구조재 시공상태를 전면 조사해 안전성 검토를 마쳤고 수조에도 누수 감지 필름을 설치해 중앙 관제실에서 누수를 감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수족관의 내부와 외부 시설 모두 염분이 있는 바닷물에도 이상이 생기지 않도록 보강공사를 마쳤다.

하지만 시민들은 누수보다 아쿠아리움 아래에 있다는 변전소가 안전한지 가장 걱정된다는 입장이다. 이날 롯데월드몰에서 만난 시민 이 모씨(32)는 "아쿠아리움 영업 정지 전에 아이와 함께 아쿠아리움을 찾았는데 사고 이후 그 아래에 변전소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롯데가 아무리 안전하다고 주장하지만 체감을 할수니 믿을 수 없다. 언론에만 공개할 것이 아니라 시민들에게도 보완 사항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전문가로 현장에 참석한 오상근 서울과학기술대 방수기술연구센터 교수는 "누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재료들이지만 누수가 일반적인 현상은 아니다. 하지만 방수와 차수벽 설치로 시민들이 우려하는 변전소가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은 0%에 가깝다"며 "시공상의 문제는 없는 것으로 드러난만큼 얼마나 유지 관리를 하느냐는게 문제며 방수 기술을 전면 보강한만큼 롯데 측의 앞으로의 대처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영화관은 롯데월드몰 내 시네마 1개관에서 영화 상영 도중 심한 진동이 느껴져 관람객들이 환불 조치를 요구했고 영업 중지 명령을 받았다. 대한건축학회와 롯데의 조사 결과 해당 상영관의 진동은 ‘4D 상영관’인 19관의 우퍼 스피커(저음용 스피커)가 울리면서 아래층 14관의 천장에 매달린 영사기에 진동이 전달돼, 영사기가 쏜 영상이 스크린에 흔들린 것이다.

제2롯데 안전관리위원회는 4D 상영관인 19관 우퍼 스피커와 객석 아래 진동을 최소화하는 방진 패드를 설치하고 아래층인 14관의 영사기를 천장과 분리했다. 이날 롯데 측은 기자들을 상대로 영화를 10분간 시연했다. 지난 12월에는 자막이 흔들려 보일 정도로 20mm정도의 진동이 발생했지만 이날은 진동이나 흔들림은 전혀 없었다. 영사기를 돌출형 고정식에서 엘리베이션식으로 진동에도 흔들림이 없도록 보완했기 때문이다.

롯데월드몰 재개장 준비 완료 설명회.

시네마 진동부분에 전문가 조사단 소속으로 점검에 나선 이상현 단국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롯데시네마 14관 위층 영화관 스피커의 진동에 의해 영사기가 흔들리면서 스크린이 흔들렸고 관객들은 이것을 진동이 발생했다고 여긴 것"이라며 "안전문제라기 보다는 설계 당시 세심하게 신경 쓰지 않아 생긴 해프닝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롯데타워 고층부를 공사 중인 타워 크레인이나 지하철 진동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시민들의 우려로 한달간의 조사를 실시했지만 영화관 진동과는 전혀 연관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시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싱크홀과 석촌호수 수위 관련해서 홍성걸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석촌호수는 인공호수이기 때문에 롯데의 건물 시공과 상관없이 원래 물이 증발에서 빠져 나가는 곳이다. 청계천처럼 한강물을 끌어다 채우는데 콘크리트 차수벽을 얼마나 튼튼하게 지었느냐가 몇년 후나 되어야 품질 평가가 가능하다"면서 "석촌호수의 수위가 낮아져 지반이 불안하고 싱크홀이 발생한다는 것은 과장된 해석이지만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도 차후에 판단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공사 현장에서의 사고로 공사중지 명령이 내려진 콘서트 홀은 먼저 올해 1월 안전점검을 마치고 고용노동부와 시에 공사중지 해제를 요청했다. 산업재해 등에 대해 권고 및 지도 권한이 있는 고용노동부는 현장점검을 통해 1월 중 공사 재개에 문제가 없음을 통보했다. 허가권이 있는 서울시는 3월에 자문단 회의를 거쳐 추락 방지망 설치 등 7개 항목의 보완을 요청해 롯데는 보완공사를 완료한 뒤 이달 초 다시 공사중지 해제를 요구한 상황이다.

문제점 보완을 완료하고 현장점검을 통해 고용노동부도 공사 재개에 문제가 없음을 밝혔지만, 공사 중단으로 사전에 초청을 마친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등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의 공연들이 줄줄이 무산됐다. 현재 제2롯데월드 영업 정지 명령 이후 롯데월드몰 입점 업체의 어려움은 나날이 가중되고 있다. 롯데월드몰 내에서 집객 효과가 큰 부대시설인 아쿠아리움과 시네마 영업정지 후 일 평균 방문객 수가 개장 초기(2014년 10월) 10만여 명에서 6만여 명(2015년 4월)으로 40% 가량 줄었다.

매출 역시 내방객 감소분만큼 감소했고, 개장 초기(2014년 10월) 6,200명에 달했던 롯데월드몰 입점 업체 근무인원은 이제 5,000명으로 줄었다. 콘서트홀의 경우도 공사가 중단되고 당초 예상했던 9월 개관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연 인원 기준 6만 8,000여명에 달하는 현장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에 롯데월드몰은 입점 입체들의 임대료 감면과 외식 브랜드 매장 운영비 면제 등을 통해 100억원 가량을 지원하며 통합 마케팅을 통해 쇼핑몰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으나, 아쿠아리움과 시네마의 영업중지로 인해 발생한 피해를 상쇄하기에는 부족하다.

이날 롯데물산 노병용 대표이사는 "미리 대비 못 하고 문제 발생 이후에도 미흡하게 대응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면서 "안전관리위원회 출범 이후 안전을 넘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제2롯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장기간 영업 중단으로 입점 업체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으니 다시 한 번 기회를 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감추지 못 하고 있다. 실제로 제2롯데월드가 안전한지 체감을 못할 뿐더러 서울시도 롯데 측이 문제 발생시마다 즉각적인 대처가 없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송파구에 사는 정 모씨(26)는 "몰과 타워의 규모가 워낙 큰 만큼 크고 작은 문제들이 발생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아쿠아리움 누수 발생 건이나 건설 현장 인명 사고 발생 시 감추려고만 하고 우려를 해소하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았다. 그럴수록 안전에 대한 시민들의 의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 박현철 전무는 "신동빈 회장의 지시로 그룹 차원에서 제2롯데월드 안전에 대해 즉각적인 대응을 실시하도록 안전상황실을 운영 중"이라며 "모든 사고는 119에 바로 신고하고 언론에도 바로 알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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