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직장인·억압적 조직문화 탈피한 스타트업 기업 '미니 회의'하며 브런치 즐겨

투썸플레이스의 브런치 메뉴.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일본에서 먼저 유행한 회사의 '부서'와 '런치'의 합성어인 '부런치'가 한국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부서 송년회나 미니 회의를 점심을 즐기며 한다는 뜻의 부런치는 가사와 일을 함께 해야하는 워킹맘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많다. 특히 스타트업 기업이 많아지면서 시간 활용이 자유로운 직원들이 부런치를 즐기는 경우가 많아졌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20·30대 여성 위주였던 브런치 문화가 이제는 전 국민이 즐기는 식문화 트렌드로 바뀌고 있다. 2010년 약 7,700억원이던 브런치 시장이 올해 1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는 아침을 걸러 어중간한 시간에 배가 고픈 직장인들이 12시 이전에 끼니를 챙겨먹고, 스타트업 기업들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부런치'를 즐기며 카페에서 회의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 시장 확대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경기 불황과 경쟁 과열로 일반 카페의 매출은 떨어지고 있지만 브런치 메뉴를 겸비한 카페만은 계속해서 성장을 이루고 있다. 이에 커피전문 브랜드들이 브런치 메뉴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커피전문점 투썸플레이스는 다양한 브런치 메뉴로 매출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베이글, 계란, 샌드위치 등을 이용한 브런치와 함께 1,000원을 더하면 아메리카노나 우유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스타벅스는 모닝세트의 반응이 좋아 재출시 해 브런치 세트로 메뉴를 정착시켰다. 엔제리너스커피는 베이커리 뷔페를 운영 중이다.

특히 직접 만든 브런치와 함께 브런치를 즐기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독특한 신제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면도날처럼 얇은 햄을 출시했다. CJ제일제당이 브런치 문화 트렌드에 맞춰 내놓은 '더 건강한 브런치 슬라이스'는 초박 쉐이빙 기술을 적용한 햄이다. 고기를 자르지 않고 얇게 깎아 1.0mm도 되지 않는 얇은 햄을 출시한 것이다. 브런치 열풍과 '면도날 햄'이라는 별칭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끈 이 햄은 출시 2주 만에 5억원 매출을 기록하는 흥행에 성공했다.

술 대신 갈증을 해결하면서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탄산수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탄산수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의 2.7배로 늘었다. 국산 탄산수가 3배 이상 증가했고 수입 탄산수도 47% 많이 팔렸다. 롯데마트 음료 상품 기획자는 "웰빙 트랜드와 브런치 열풍으로 탄산수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면서 "소화에 도움이 되고 식사에 앞서 마시면 포만감으로 다이어트 효과도 있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탄산수 '트레비'를 생산하는 롯데칠성 관계자는 "수요가 늘자 업체들도 작년부터 적극적으로 TV 광고나 드라마 협찬 등에 나서면서 작년 400억원 대에 불과했던 국내 탄산수 시장이 올해는 두 배 이상 성장에 1,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본격적인 봄 날씨로 접어들면서 도심 속에서 따뜻한 햇살을 즐기기 좋은 테라스 존이 있는 브런치 카페나 야외에서 미니 회의를 하며 부런치를 즐기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이런 변화에 힘입어 브런치 수요를 겨냥해 출시한 신제품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