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유통업체 이미지 및 해외진출 측면에서 중요해

오는 6월 경영능력 및 관리역량 평가해 선정

[데일리한국 이민형 기자]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대기업 2곳·중소기업 1곳)을 유치하기 위한 유통 대기업들 간의 쟁탈전이 한껏 달아오를 전망이다. 21일 신세계그룹까지 별도의 면세점 신규법인 '신세계디에프'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서울 시내 면세점 유치에 나서겠다고 발표하면서 관련 업계들이 긴장하는 눈치다.

관세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의 지난해 시장 규모는 모두 7조5,000억 원으로, 전년 6조8,000억 원보다 10.3%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면세점 시장 규모는 2010년 4조5,000억 원, 2011년 5조3,000억 원, 2012년 6조3,000억 원을 기록하며 최근까지 해마다 두자릿수 안팎의 뛰어난 성장을 거듭해왔다. 지난해 신규 출점 효과를 배제할 때 백화점과 마트의 매출 증가율이 2~3%에 불과한 것과 비하면 면세점 사업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신세계는 기존에 백화점을 운영하던 ㈜신세계가 100% 출자해 오는 6월 면세점 독립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대표이사는 조선호텔의 성영목 대표가 맡는다. 이와 동시에 신세계는 서울 시내 면세점 유치전 참여를 공식화했다. 신세계 측은 "성장 잠재성이 높은 면세사업을 글로벌 기업처럼 전문화해 향후 그룹 차원의 전략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기 위해서 독립법인으로 운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면세사업은 신세계조선호텔의 면세사업부가 맡아왔다.

앞서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도 호텔신라와 합작법인 'HDC신라면세점㈜'을 세워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을 면세점 후보지로 결정하고 28만㎡의 국내 최대 면세점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서울 시내 면세점 유치에 성공할 경우 삼성동 무역센터점에 면세점을 설치할 것을 밝힌 바 있다. 코엑스 단지가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관광특구로 지정된 데다 컨벤션 센터와 3개의 특급호텔, 카지노, SM타운, 코엑스몰, 백화점, 도심공항터미널 등 풍부한 관광 시설을 갖췄다는 점을 현대백화점은 강조했다.

롯데도 서울 시내 면세점 유치전 참여 쪽으로 거의 입장을 정리했다. 면세점 입지로는 김포공항(롯데몰)·동대문(롯데피트인)·신촌·이태원·신사동 가로수길 등을 검토하고 있다. 유진기업도 서울 여의도 MBC 문화방송 사옥에 시내면세점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로써 6월 예정된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특허권 신규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기업은 현재까지 현대산업개발-호텔신라 합작법인, 현대백화점, 롯데면세점, 신세계, 유진기업이다. 이 중 대기업 2곳만이 면세점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이 밖에 갤러리아 백화점의 한화, 현재 워커힐 면세점을 운영하는 SK네트웍스 등도 잠재적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관세청이 밝힌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심사 평가 기준은 ▲ 관리역량(250점) ▲ 지속가능성 및 재무건정성 등 경영능력(300점) ▲ 관광 인프라 등 주변 환경요소(150점) ▲ 중소기업 제품 판매 실적 등 경제·사회 발전 공헌도(150점) ▲ 기업이익 사회 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150점) 등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서울시내 면세점의 경우 기존 유통업체로서의 이미지와 해외진출 측면에서 중요하고, 수익성까지 충분해 어느 정도 역량을 갖춘 유통업체라면 욕심을 내지 않을 수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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