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이후 출생자 하루 5가지 IT기기 사용
목과 등·허리 통증 호소자 10명 중 4명 급증

1990년 이후 출생자 사이에서 등과 목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X세대(1965년~1979년 사이 출생), Y세대(1980년 이후 출생)에 이어 출현한 이른바 Z세대(대체로 1990년 이후 출생 세대 의미)에 대한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Z세대는 디지털로 서로 단단히 연결된 세대이기에 하루 최소한 5가지 디지털 기기를 오가면서 멀티태스킹을 하는 게 보통이다. 평균 하루 시간 중 41%를 컴퓨터나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는데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년 전에는 겨우 22%만이 여기에 속했다.

이들은 밀레니엄 세대보다 더욱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소셜미디어 공간에서 일어나는 소외와 고립 공포증)를 두려워해 다른 세대에 비해 디지털 기기 사용 비중이 월등히 높다. 그러다보니 생활의 디지털 일상화에 따른 신종 질병도 이들을 괴롭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전자기기로 인한 만성질병을 안고 살아갈 확률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최근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Z세대 사이에서 목과 등·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의자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고, IT기기를 이용하는 시간이 늘어난 것이 주 원인으로 꼽힌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16~24세 젊은 층 중에서 목과 등·허리에 통증을 느낀다고 답한 비율이 지난 1년 사이에 28%에서 45%로 증가했다. 이 중 4분의 1은 통증을 매일 느끼는 심각한 상태다. Z세대의 대부분은 하루 10시간 이상씩 앉아 지내면서 컴퓨터 등 모니터를 보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현재 영국인들은 평균적으로 1.8시간 동안 모바일 기기를 보고, 3.7시간은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컴퓨터를 이용한다. 1.4시간은 게임을 하고, 2.8시간을 TV나 영화를 보는데 할애한다. 척수지압사 팀 허치풀은 “많은 사람들이 같은 자세로 앉아있을 경우 등에 불필요한 부담을 준다는 걸 전혀 인식하지 못 하고 있다”며 “책상에 있거나, 태블릿PC를 보거나, TV를 볼 때 규칙적으로 휴식을 취해 등에 걸리는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서있을 때보다 앉아있을 때 척추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이 두 배나 크다”며 “쉬고 있다고 생각할 때도 등은 늘 고된 일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밝혔다.

최근 국내에서도 스마트폰 사용이 크게 늘면서 20~30대 목 디스크 환자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퇴행성질환의 일종으로 주로 중장년층에서 발병했던 목 디스크가 젊은 층에서도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50~60대에 비해 젊은 환자의 증가율이 2~3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바른세상병원은 지난해 목 디스크 진단을 받은 환자 8,958명을 2011년도 환자(2940명)와 비교한 결과, 20~30대 비중이 17.6%에서 3년 새 30.3%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반면 전통적으로 환자 비중이 높았던 50~60대는 같은 기간 54.2%에서 38.7%로 줄었다.

연령대별 환자수로 비교해보면 20대 환자가 109명에서 856명으로 7.9배 늘었고, 30대는 407명에서 1850명으로 4.6배 증가했다. 의료진은 20~30대 목 디스크 환자가 큰 폭으로 증가한 원인으로 젊은 층의 잘못된 자세와 생활습관을 꼽았다. 이 중에서도 스마트폰, PC 사용 시간과 무관치 않다는 게 의료진의 지적이다.

등과 목의 통증을 예방하려면 30분마다 휴식을 취하면서 자주 스트레칭을 하고 물도 충분히 마셔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컴퓨터를 장시간 사용하는 사람들의 경우 모니터의 꼭대기 부분이 눈썹과 수평을 이루고, 의자를 약간 앞쪽으로 기울여 무릎이 엉덩이보다 살짝 높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특히 어린 시절부터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접한 젊은 층은 만성 질환을 앓을 수 있어 더욱 유의해야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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