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유통·뷰티·패션 막론하고 관련 마케팅 쏟아져
미디어 콘텐츠 영향력·키덜트 문화 확산에 기대감 높아

배스킨라빈스가 판매 중인 어벤져스 아이스크림과 케이크. 사진=배스킨라빈스 제공
[데일리한국 신수지 기자] 영화 '어벤져스2'의 국내 개봉을 앞두고 산업계가 그야말로 '후끈' 달아올랐다. 식품, 유통, 뷰티, 패션 등 분야를 막론하고 관련 마케팅으로 불황 속 특수를 노리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높아진 미디어 콘텐츠의 영향력과 키덜트 문화의 확산이 매출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어벤져스’ 시리즈는 골수 팬들을 다수 확보하고 있는 종합 엔터테인먼트사 마블 엔터테인먼트의 인기 영웅 캐릭터들이 총출동하는 영화로, 국내에서도 지난 2012년 1편이 개봉해 7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은 흥행작이다. 이번에 개봉하는 후속편 '어벤져스2'는 한국에서 영화의 일부가 촬영됐으며 한국 배우가 출연해 특별히 더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더구나 연출을 맡은 조스 웨던과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에반스 등 영화에 출연한 할리우드 스타들이 오는 16일 내한하면서 영화에 대한 관심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업체들이 너도나도 관련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먼저 식품 업계에서는 빙그레와 배스킨라빈스 등이 발빠른 대응에 나서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지난 1일 배스킨라빈스는 4월의 '이달의 맛'으로 '어벤져스 아이스크림'을 출시했다. 초콜릿맛 아이스크림 속에 어벤져스의 캐릭터인 아이언맨·헐크 등을 상징하는 팝핑 캔디가 어우러진 제품이다. 배스킨라빈스는 어벤져스 히어로들의 이미지에 어울리는 총 7가지 맛으로 구성된 '어벤져스 케이크'도 연달아 선보였다. 고객들의 반응도 뜨겁다. 배스킨라빈스 관계자는 "어벤져스 아이스크림은 지난해 같은 달 이달의 맛 제품에 비해 매출이 39%가량 올랐고, 어벤져스 케이크는 일반 아이스크림 케이크보다 70%가량 더 잘 팔린다"면서 "한 달 정도로 생각했던 이벤트 기간을 5월 말 정도까지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영화 '겨울왕국' 마케팅으로 아이스크림 '요맘떼' 매출을 3배가량 끌어올렸던 빙그레는 지난달 26일 어벤져스 캐릭터를 포장에 담아 '더위사냥 파우치'를 출시했다. 롯데칠성음료도 어벤져스 캐릭터가 인쇄된 '마운틴듀 롱넥보틀' 제품을 출시하고 어벤져스 한정판 피규어와 영화티켓 등을 증정하는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온라인 오픈마켓들도 '어벤져스 마케팅'으로 들떠 있다. 옥션과 G마켓은 영화 개봉을 기념해 내달 열리는 어벤져스 체험 전시회 1차 티켓 판매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옥션에서는 배정받은 티켓 중 50%가 판매됐고, G마켓에서도 오픈 3일 만에 준비된 수량 1,200매가 모두 팔렸다. 지마켓은 영화 제작사와 공동 프로모션으로 ‘어벤져스 캐릭터 완구’ 판매에도 나서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완구 판매 기간 동안 모바일 앱 접속자를 대상으로 '어벤져스2' 시사회 초청 이벤트도 진행하는데, 이를 위해 메가박스 서울 코엑스점 전관을 통째로 대여했을 정도다. 옥션은 질레트 면도기를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한정판 어벤저스 만화책과 피규어를 증정한다.

오프라인 유통 업계도 어벤져스에 빠져있기는 마찬가지다. 이마트는 22일까지 모든 점포에 어벤져스2 캐릭터 상품 특설매장을 꾸미고 캐릭터 피규어 등 관련 상품을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도 이달 영등포점을 시작으로 본점과 경기점, 센텀시티점 등에서 관련 장난감과 실물 사이즈 모형 판매 행사를 연다. 어린이들을 위해 영화 속 영웅의 장비와 의상 체험, 코스프레 이벤트도 함께 진행한다.

뷰티·패션 업계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화장품 브랜드 라네즈옴므는 ‘어벤져스 히어로들의 피부 관리법’ 라는 주제로 어벤져스 캐릭터 이미지와 디자인을 적용하여 5월 한정판 제품을 내놓는다. 패션 브랜드 테이트와 디자인 유나이티드도 마블과 콜라보레이션(협동 작업)한 티셔츠와 셔츠, 클러치 백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했다.

라네즈옴므의 어벤져스 한정판 화장품. 사진=라네즈 옴므 제공

한 경제학 전문가는 "산업계 전반에 ‘프로도 경제효과’(Frodo Economy effect)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프로도 경제효과란 영화 ‘반지의 제왕’의 주인공인 프로도의 이름을 딴 신생 경제용어다. 영화를 매개로 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뜻하는 말로, ‘반지의 제왕’ 촬영지였던 뉴질랜드가 영화 덕분에 경제적인 수익을 톡톡히 누린 데서 착안됐다. 뉴질랜드는 이 영화로 직접 수입 2억 5,000만 달러, 약 2만 명의 고용 효과, 38억 달러의 관광수입을 창출했다고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영화 '겨울왕국', 드라마 '미생' 등 미디어 콘텐츠를 활용한 마케팅의 효과를 목격한 업체들이 '어벤져스' 마케팅으로 또다른 매출 특수를 노리고 있다"면서 "더구나 '어벤져스'는 국내 촬영 이후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콘텐츠이기 때문에 다른 영화보다 유통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한 "최근 키덜트(kidult, 아이들 같은 감성으로 유년시절 즐기던 장난감이나 만화, 과자, 의복 등에 흥미를 느끼는 어른)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도 다양한 연령대와 성별의 고객 유입 효과를 기대하게끔 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