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온라인 매체 전문가 "독자 데이터 분석해 독자 욕구 반영한 콘텐츠 내놓아야"

[데일리한국 신수지 기자]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 사용이 대중화되면서 언론계에서 '고정 독자' '고정 시청자'라는 개념이 희미해지고 있다. PC나 스마트폰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어서 대중이 종이신문·공중파 방송 등의 기성 언론에 기댈 이유가 줄어들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미국 뉴욕타임스와 영국의 BBC 등 유명 언론사는 최근 '독자 개척' (Audience Development) 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17∼18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대에서 개최된 '온라인 저널리즘 국제 심포지엄'(ISOJ)에서도 '새로운 독자 개척'을 주제로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SNS에서 모래알처럼 모였다가 흩어지는 독자를 어떻게 모아야 하는지에 대해 별도의 토론 세션이 열리기도 했다.

이 세션의 발표자 스테이시 마르티네 매셔블 CMO(최고마케팅책임자)는 한국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 시대에는 기자들이 콘텐츠 마케팅을 알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독자와 관련된 데이터를 분석해 이들이 실제 어떤 기사를 원하는지 파악하는 마케팅 마인드를 갖춰야 제대로 독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얘기다.

매셔블은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온라인 언론사로 SNS와 모바일에서 탄탄한 독자층을 확보한 것으로 유명하다. 마르티네 CMO는 기자가 아닌 마케팅·홍보 전문가 출신으로, 매셔블에 합류하기 전에는 뉴욕타임스에서 SNS 전략을 기획했다. 그는 "독자(고객)를 이해하는 것이 마케팅의 핵심"이라면서 "독자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뭘 읽고 싶어하는지가 기자와 사내 마케팅 담당자의 공통 관심사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독자 데이터는 이런 과정에서 필수 정보"라며 "독자가 매셔블 사이트에 머무르는 시간, 페이지뷰, 클릭 및 기사 공유 횟수 등을 중요하게 본다"면서 "이런 데이터를 분석하는 전문 팀을 5명 규모로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예컨대 우리 독자가 기후변화 문제에 관심이 많다고 알려졌는데 실제 데이터를 분석하니 그 말이 맞았다"면서 "이에 따라 환경 전문 기자를 새로 영입해 독자의 지적(知的) 욕구를 잘 반영한 콘텐츠를 내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매셔블이 독자를 확보하는 최대 경로는 SNS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드인(Linkedin), 핀테레스트(Pinterest) 등 다양한 SNS '포트폴리오'를 마련해 특정 플랫폼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위험을 줄이고 있다. 마르티네 CMO는 "요즘은 위챗 같은 메신저 서비스에 관심이 많고, 트위터 기반으로 영상 생중계를 하는 페리스코프와 미어캣 같은 앱이 언론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마케팅의 강조가 언론 상업화 같은 부작용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에는 "기자가 논의하는 마케팅 주제를 독자, 즉 사람의 이해에 집중해야 한다"고 답했다. 독자에 관한 지식을 토대로 기자가 새 취재 영역을 발굴하거나 기사를 쓸 때 더 기발한 접근법을 찾아 양질의 저널리즘을 끌어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마르티네 CMO는 "페이스북도 선호하는 콘텐츠가 결국 저널리즘 원칙에 충실하면서 독창적인 기사"라며 "저널리즘과 콘텐츠 마케팅의 올바른 협업이 있어야 디지털 분야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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