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남은 시간'(삼성생명) 550만건, '가장 따뜻한 밥상'(AIA생명) 360만건

SNS와 '스킨십' 나선 보험업체, 따뜻함 공감할 수 있는 감성적 바이럴 동영상 제작

AIA생명의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밥상’ 영상. 사진=AIA생명 유튜브 채널.
[데일리한국 신수지 기자] 여러분은 '당신에게 남은 시간'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밥상' '아주 특별한 졸업' 등의 제목으로 유튜브에 올려진 동영상을 보신 적이 있습니까? 이같은 동영상을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의 친화성이 떨어지는 네티즌이라고 할 수 있다. 세 가지 동영상 조회수가 각각 550만건, 360만건, 230만건으로 엄청나다. 이같은 동영상의 공통점은 모두 보험사가 홍보 목적으로 만든 것이라는 점이다. 내용도 주로 사람들이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감성적인 것들로 채워져 있다. 그래서인지 영상 아래에 달린 네티즌들의 반응도 좋다. "가슴이 뭉클해 영상을 끝까지 봤다", "영상이 광고라는 사실을 잠시 제쳐두고 멍하니 지켜봤다" 등의 호의적 내용이 대부분이다.

보험사들이 바이럴 영상 등을 활용해 SNS와의 스킨십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TV 광고나 텔레마케팅이 보험사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마케팅 채널이었지만, SNS를 활용하면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도 젊은 고객들을 통한 파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다 자연스러운 접근으로 소비자들로 하여금 광고를 보고 있다는 거부감을 없애주기도 한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이 바이럴 동영상을 제작해 소비자들과의 공감 형성에 나서고 있다. 바이럴 동영상이란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을 동영상에 접목한 것으로, SNS를 통해 소비자들이 직접 영상을 전달하면서 기업이나 상품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바이럴마케팅은 네티즌들이 이메일이나 블로그 등을 통해 자발적으로 기업이나 상품을 홍보하도록 만드는 것으로, 상품이나 광고를 접한 네티즌들이 서로 해당 내용을 전달하면서 온라인 상에서 자연스럽게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마케팅 기법을 의미한다. 온라인을 통해 자연스럽게 전파되는 것을 목적으로 하다 보니 최근 보험사들이 제작한 바이럴 영상은 실제 일반인들이 참여하는, 감성적인 내용들로 이뤄져 있다. 전문가들은 지속되는 경기 침체로 사람들이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감성적인 것들에 끌리는 경향이 있어서 이러한 마케팅이 효과를 거두기 좋은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삼성생명-'당신에게 남은 시간'

지난해 말 삼성생명이 제작해 삼성생명 공식 유튜브에 게재한 '당신에게 남은 시간' 바이럴 영상은 조회수 550만 건 이상을 돌파하며 온라인 상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영상은 서울의 한 건강검진센터 진료실을 비춰준다. 검진 결과를 받기 위해 방문한 검진자들은 뜻밖의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예상치 못한 결과에 검진자들은 당황해 하지만, 알고 보니 이는 사실 남은 생애 동안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검진자들은 사전에 '보통 몇 시에 퇴근하세요?' 등의 질문이 담긴 자기관리 문진표를 통해 평균 수명 기준 남은 시간에서 일하는 시간과 잠자는 시간, TV를 보는 시간 등을 제외하고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에 대한 진단을 받게 된다.

AIA생명-'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밥상'

최근에는 AIA생명이 만든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밥상’이라는 바이럴 동영상이 유튜브 조회수 360만건을 돌파하는 등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상은 해외로 워킹홀리데이(18~30세의 청년들이 협정 체결국을 방문하여 일과 여행을 병행하는 것)나 유학을 떠난 20대 자녀들이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한국 집에서 먹던 음식과 식기들을 접하게 되고, 후에 등장하는 어머니를 맞게 되는 몰래카메라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영상 아래에는 "평범한 일상, 어떤 이들에게는 가장 큰 힘이 되어주는 소중한 것이죠. 그 어떤 순간에도 가장 소중한 것은 포기하지 않도록 AIA생명이 지켜드리겠습니다"라는 문구가 달렸다. 삼성화재의 ‘아주 특별한 졸업’이라는 동영상 또한 주부, 아내, 엄마로 살고 있는 여성들도 자신을 돌보고 보살펴 주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영상으로 눈길을 끈다. 이 영상도 현재 조회수 230만건 이상을 돌파하며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 이에 삼성화재는 최근 SNS와 온라인에서 선보일 또다른 바이럴 동영상을 제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NS를 보다 직접적으로 활용하면서도 복잡한 금융 관련 정보보다는 예술, 맛집 소개, 생활 속 공감 형성 등 일반인들에 친숙하고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는 데 집중한 업체들도 있다. 최근 MG손해보험은 SNS와 설문을 통해 개인 행복지수를 확인할 수 있는 ‘국민 행복지수 확인 프로젝트’ 디지털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MG손해보험이 만든 온라인 사이트는 SNS 빅데이터 및 설문 분석을 기반으로 개인의 행복지수를 점수화한다. 해당 사이트에 접속해 자신의 페이스북 또는 트위터 계정에 로그인을 하면, 평소 SNS에 긍정적인 단어를 많이 게재했는지 혹은 부정적인 단어를 많이 썼는지 등을 분석해 불과 수 초 만에 행복지수가 산출된다. 전체 참여자의 행복지수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및 각 지역 별 평균 행복지수가 매일 업데이트 되며, 이를 통해 자신의 행복지수 수준도 체크해볼 수 있다.

삼성화재-'아주 특별한 졸업'

SNS 채널을 새롭게 연 업체들도 있다. 이 업체들은 SNS에 금융 관련 정보뿐 아니라 예술, 건강, 생활팁 등 보다 친숙하게 느껴지는 주제를 중점적으로 다뤄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높이고 있다. 먼저 흥국생명의 경우 올해 블로그, 페이스북 등으로 연결되는 공식 SNS 채널 ‘라이프 이즈 아트'(LIFE IS ART)를 열었다. 보험과 예술 모두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요소라는 점을 착안해 만든 이름이다. '라이프 이즈 아트'는 금융·보험 관련 정보뿐 아니라 자사 홈페이지에서 전달하지 못한 문화·예술·전시·건강 등 예술과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전문적이고 다양한 소식들을 전달하겠다는 데 중점을 뒀다. 특히 전문 필진의 시선을 통해 문화와 예술을 재해석하는 '아트플러스', 일상을 예술처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생활 방식을 소개하는 '아트의 발견' 코너 등이 눈에 띈다. 또 어려운 보험과 금융 이야기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인포그래픽스(통계자료 등 데이터를 알아보기 쉬운 한 장의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를 활용한 소개 글도 게재하고 있다. 최근에는 SNS 추첨을 통해 영화를 관람하고 영화평론가 이동진의 영화 평론을 청취할 수 있는 이벤트도 열고 있다.

라이나생명도 최근 블로그·페이스북·유튜브 등 ‘THE친절한라이나’라는 이름을 내세운 공식 SNS를 오픈했다. 일반인들에게 보다 친절한 설명을 통해 평소 어렵게 느껴졌던 각종 보험 정보들을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준비됐다. 이 업체는 보험 정보뿐 아니라 다양한 건강과 라이프스타일 등의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국내 최초 온라인 전업 생명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도 자사 블로그를 통해 맛집을 소개하고, 옷 개는 방법 등 유용한 생활팁을 제공해 고객들의 방문을 유도하고 있다. 이 업체는 특히 온라인 전업 보험사이다보니 SNS를 활용한 마케팅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온라인과 모바일 이용이 늘어나면서 보험사들이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를 많이 접하는 젊은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활용한 마케팅으로 잠재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더불어 “수치상으로 정확한 측정은 어렵지만, 온라인이나 모바일을 이용한 SNS마케팅이 비용 대비 파급 효과가 큰 편"이라면서 "특히 고객과 소통하는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효과가 높고, 텔레마케팅 방식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기에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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