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커머스 시장 올해는 2,500억 원 규모로 성장 전망

'채널 연동형 T커머스 사업'으로 진화 중

SK브로드밴드가 지난달 론칭한 'B쇼핑' 화면. 사진=B쇼핑 제공
[데일리한국 신수지 기자] TV 리모컨으로 쇼핑을 즐기는 ‘T커머스’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T커머스란 TV와 커머스(commerce)가 결합된 단어로 디지털 데이터 방송을 통해 통화 없이 TV와 리모컨 만으로 상품 정보 검색 및 구매, 결제 등의 상거래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뜻한다. 쉽게 말해 기존 TV홈쇼핑에 인터넷 쇼핑 방식이 결합된 형태의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사 자회사와 기존 홈쇼핑 사업자 등이 T커머스 사업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면서 관련 시장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T커머스 사업권을 확보하고 있는 업체는 KT그룹의 콘텐츠 유통 자회사인 KTH, 태광 티브로드 계열사 아이디지털쇼핑(티브로드), 티브이벼룩시장, SK브로드밴드, 화성산업과 GS와 CJ, 현대, 롯데, 농수산홈쇼핑의 기존 5개 홈쇼핑사다. 지난 2012년 KTH가 ‘스카이T쇼핑’이라는 이름으로 최초의 T커머스 단독 채널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쇼핑&T’(아이디지털홈쇼핑)는 2013년 10월, ‘드림앤쇼핑’(화성산업)과 ‘B쇼핑’(SK브로드밴드)은 지난달 개국했다.

KTH가 지난달 시작한 채널 연동형 T커머스 서비스 화면. 사진=KTH
한국T커머스협회는 지난해 790억 원 규모였던 T커머스 시장이 올해는 2,500억 원, 내년에는 7,000억 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이통사에 홈쇼핑 업체들까지 'T커머스 전쟁' 가세

이런 가운데 T커머스 사업자 중 가장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KTH는 지난달 말 기존 스카이T쇼핑을 전면 개편한 새로운 T커머스 브랜드 ‘K쇼핑’을 공개했다. KTH는 1일부터 KT 올레TV 20번 및 스카이라이프 17번 채널을 통해 디지털홈쇼핑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상반기 내 IPTV서비스 Btv와 씨앤엠 및 CJ헬로비전, 티브로드 등의 케이블 TV까지 영역을 K쇼핑 가입자 규모를 2배 이상 확장시킬 계획이다. 이용자의 상품 시청 행태 분석 등을 통한 맞춤 추천 서비스를 강화하고, 음성안내(ARS)와 스마트폰 웹화면을 결합한 ‘보는 ARS’ 서비스를 도입해 보다 간편한 결제 기능도 선보일 예정이다. KTH는 2012년 ‘스카이T쇼핑’을 시작한 이래 2013년 총 거래 규모 227억 원(매출 77억 원), 지난해 680억 원(매출 264억 원)을 기록하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지난달 올레tv의 40번 채널을 통해 ‘B커머스’를 시작한 SK브로드밴드는 모바일에 최적화된 T커머스를 만든다는 목표를 드러냈다. 자사의 IPTV 서비스인 Btv의 모바일 버전 실시간 채널에서도 TV화면상의 T커머스 서비스와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SK브로드밴드는 올해 상반기 중 KT스카이라이프와 LG유플러스 IPTV에도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KTH와 마찬가지로 접속자별 TV시청 행태나 상품 구매 패턴 등을 분석해 날씨 교통 등 지역 정보를 접목한 추천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SK플래닛의 인터넷 쇼핑몰인 '11번가'와의 연계 등 SK그룹 내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로 특화 상품을 개발하는 작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외에도 SK브로드밴드와 KTH는 자사 T커머스에서 판매되는 상품 중 중소기업 비중을 80%이상으로 편성하는 등 중소기업, 사회적기업과의 동반성장 및 지속적 상생 협력을 추구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도 T커머스 사업자 승인을 받기 위한 준비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소셜커머스 업체인 티켓몬스터 인수전에도 뛰어든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향후 티켓몬스터와 T커머스 사업 간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T커머스 사업의 성장 잠재성을 읽은 대형 홈쇼핑 업체들의 진출도 이어질 전망이다. CJ오쇼핑·GS·현대·NS홈쇼핑 등도 이르면 상반기에 T커머스 전용 채널을 개국할 예정이다. 특히 롯데홈쇼핑은 이미 6개월 전부터 전담 조직을 꾸려 T커머스 사업을 준비해 왔다. 롯데홈쇼핑은 올레TV를 시작으로 향후 타 플랫폼으로의 확대를 꾀할 계획이다. 또 중소벤처기업과의 상생 일환으로 이들에 요구하는 판매수수료를 20%대로 낮출 예정이다. 중소기업의 TV홈쇼핑 진입 장벽이 지나치게 높다는 비판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한 관계자는 "홈쇼핑 업체들은 자체 스튜디오와 쇼핑에 특화된 동영상 제작 노하우를 갖추고 있어 T커머스 경쟁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드라마 속 옷을 곧바로…T커머스는 '연동형 사업'으로 진화 중

머지않아 드라마를 시청하다 TV화면 앞에서 극중 주인공이 입고 있는 스웨터를 구매하는 일이 일상적인 풍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T커머스 업체들이 '연동형 사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T커머스 전용 채널이 아닌 일반 TV채널에서 방송되는 프로그램을 보고 있다가 관심 있는 상품이 나오면 리모컨으로 즉시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KTH의 경우 지난해 11월부터 IPTV나 케이블 TV 이용자가 구매한 주문형 비디오(VOD)를 시청할 때 연관 상품까지 판매하는 'VOD 연동형 T커머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용자가 실시간 TV 시청시 연관 상품을 판매하는 '채널 연동형 T커머스'도 지난달부터 KT스카이라이프의 5개 채널(홈스토리·푸드TV·아시아N·텔레노벨라·스카이ENT)에서 시행 중이다. 시청자가 방송 화면 상단에 간략한 관련 상품명과 함께 노출된 빨간색 버튼을 보고 리모컨을 조작하면 화면 하단에 별도의 쇼핑 창이 활성화된다. SK브로드밴드도 연동형 T커머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연동형 사업이 활성화된다면 T커머스 사업이 기존의 홈쇼핑 사업과 확실히 차별화될 뿐더러 소비자들의 자연스러운 구매를 이끌기도 훨씬 유리할 것"이라면서 "다만 T커머스 사업자와 콘텐츠 제작사, 제품 판매자 등 여러 사업자들과의 협의가 단번에 이루어지기 쉽지 않아 채널 확대에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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