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량 부족으로 경쟁사와 매출 차이

TV 광고없이 입소문 마케팅 의존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농심이 '허니' 열풍을 일으킨 달콤한 과자 시장에서 한달간 50억원의 매출로 1위를 차지했다. 원조인 해태제과 허니버터칩은 유사상품에 밀려 6위까지 떨어졌다. 허니버터칩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은 상태에서 공급에 여력이 있는 다른 회사들이 생산량을 추월하자 판매순위가 뒤집힌 것이다.

3일 농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7일 출시된 수미칩 허니머스타드는 시장조사 기관 AC닐슨코리아 조사 결과 지난 1월 50억원의 매출로 국내 스낵 시장에서 1위에 올랐다. 경쟁 제품인 오리온의 포카칩 스윗치즈가 2위(43억원), 해태제과 허니버터칩은 6위(32억원)에 그쳤다. 수미칩 허니머스타드에 힘입어 농심은 1월 기준 제과업체별 스낵시장 점유율에서도 지난해 12월에 비해 1% 높은 32.3%로 선두를 이어갔다. 오리온(24.9%), 크라운제과(15.5%), 해태제과(13.9%), 롯데제과(13.4%)가 뒤를 이었다.

신제품의 경우 초기 시장 안착에 시간과 마케팅 등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지만 수미칩 허니머스타드의 경우 허니버터칩의 품귀 현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등장하는 바람에 빠른 속도로 시장에 자리잡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광고 한 번 없이 '입소문'으로만 판매된 허니버터칩과 달리 농심은 TV 광고는 물론 영화관 광고 등을 통해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총력전을 펼쳤다.

농심은 수미칩 모델 최초로 남자 연예인인 유승호를 발탁하는 과감함으로 승부했다. 지금껏 수미칩 모델은 수지, 심은경, 남보라 등 청순하고 발랄함을 지닌 여자 연예인들이었다. 유승호는 이기자부대 훈련소에서 조교로 현역 군 생활을 마쳐 여성은 물론 남성 팬들까지 다수 확보한 상태다. 유승호는 전역 첫 CF로 수미칩을 택했고 신제품 ‘수미칩 허니머스타드’가 주요 타깃으로 삼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에 허니버터칩 물량이 부족한 해태제과는 유사상품에 대응하겠다며 올해 1월‘ 허니통통’과‘ 자가비 허니 마일드’를 추가로 내놓고 원조제품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생산 초기 2,000~3,000박스씩 만들던 '허니버터칩'의 하루 생산량은 품귀 현상을 빚던 지난해 10월부터 1만5,000박스까지 높였지만 절대적인 생산량에서 경쟁사와 크게 차이 나는 상황이다. 허니버터칩은 일본 가루비와 합작해 만든 문막공장에서 만들기 때문에 생산라인 증설이 까다롭다. 허니버터칩은 공장을 24시간 가동하며 월 최대 생산량인 60억원 어치를 꾸준히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공급량이 부족해 판매량 역시 밀리고 있는 것이다.

농심은 정확한 생산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허니버터칩 월간 최대 생산능력이 60억원(출고가 기준) 규모인 해태보다는 큰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 측은 "아산공장 수미칩 라인을 풀가동 중이지만 지금도 각 유통채널에서 요구하는 물량을 완전히 소화하지 못할 만큼 생산량보다 수요가 많다"면서 "지금도 마트와 편의점 진열 후 하루 이틀 만에 전량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체 입고량을 살펴보면 이마트의 경우 점포별 하루 판매 가능 수량이 허니버터칩은 10개 들이 1∼2박스로 최대 20개며 수미칩 허니머스타드는 12개 들이 6박스로 최대 82개다. 농심은 수미칩의 인기로 재료인 감자 수요가 늘자 지난달 초 국산 수미감자 6,000톤을 추가 구매하는 등 감자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농심은 24시간 공장을 가동해 수미칩 허니머스타드를 생산하고 있지만 유통 채널에서 요청한 물량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할 만큼 수요가 급증한 상태다. 이러한 열풍을 이어가기 위해 농심은 색다른 맛 타입의 수미칩을 연속 출시해 스낵시장 공략을 한층 가속화할 계획이다.

허니버터칩이 감자칩 전체 시장의 파이를 키우면서 국내 제과업계는 활기를 되찾았다는 평가다. 농심 관계자는"아무래도 허니버터칩 덕에 침체되어 있는 시장이 활기를 찾았다" 면서 "저출산 등의 문제로 인구 성장률이 제한되면서 식품에서 특히 제과업계가 성장하기 어려운 구조였는데 허니버터칩 열풍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포카칩을 생산하는 오리온 역시 지난해 스낵시장 최초로 1,3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량은 밀렸지만 허니버터칩은 아직도 줄서서 먹을 정도라고 하더라"면서 "생산량이 부족해 공급을 제대로 못 하고 있지만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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