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조4,481억원 늘어… 전세난에 지친 임차인들이 구매로 돌아서

올 들어 주택 대출이 주택매매 거래 증가와 저금리에 힘입어 폭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 기업, 외환은행 등 7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316조4,539억원에서 지난달 말 319조9,020억원으로 1∼2월에만 3조4,481억원이 증가했다. 이는 4,230억원에 그쳤던 지난해 1~2월 주택담보 대출 증가액의 8.2배에 달하는 것으로, 1~2월 증가액으로 따지면 사상 최대다.

통상 1월에는 연말 상여금 등으로 대출금을 갚는 사람이 많고 날씨 영향으로 이사 수요도 적어 대출이 감소하지만 올해 1월에는 이례적으로 9,613억원 늘었다. 2월에는 설 연휴로 영업일 수가 17일에 그쳤는데도 지난해 증가액 1조1,880억원의 2배가 넘는 2조4,868억원이 늘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1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도 2008년부터 매년 감소해왔지만 올 1월에는 1조4,000억원 증가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전세금 폭등에 세입자들이 저금리 대출을 받아 너도나도 집을 사는 분위기”라며 “주택대출 증가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택담보대출 급증은 가계빚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말 가계부채 잔액은 1,089조원으로 한 해 동안 무려 67조6,000억원이 늘었다. 이는 가계부채 연간 증가액으로는 사상 최대였던 지난 2011년의 73조원에 육박하는 수치다.

은행권 가계대출의 95%는 주택담보 대출이 차지한다. 이를 감안하면, 지난해보다 증가액이 훨씬 큰 주택담보 대출의 급증세가 계속될 경우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은 2011년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향후 금리 인상이나 외부 경제 여건 변화에 따라 가계 대출이 부실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정부가 DTI 규제 강화 등으로 가계부채 총량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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