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기여도 따지는 소비자 눈높이 맞춰 '상생협력' 늘려

계약재배로 만들어진 오디잼. 사진=복음자리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식품업계가 지역 농민과 손잡고 생산한 제품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등급에 따라 판매량과 단가가 들쭉날쭉했던 농부는 계약재배를 통해 소득의 안정성을 얻고 마음놓고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됐다. 기업 측은 우수 농산품을 안정적으로 공급 받고 엄격한 품질관리 시스템을 적용시킨다는 홍보 효과를 얻어 만족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가공식품기업 복음자리는 전북대 부안 RIS사업단과 손잡고 ‘오디잼’, ‘숙성오디차’ 등을 생산하고 있다. 복음자리 외에도 전북대 부안 RIS사업단은 기업체와 협력해 특산물인 참뽕과 오디를 활용해 뽕잎차, 오디젤리, 뽕잎맛김 등 다양한 지역 특산물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익산시와 찹쌀 및 멥쌀 소비촉진을 위한 상생 협약을 체결하고 파리바게뜨의 ‘찹쌀도너츠’,’ 우리땅강낭콩찰떡빵’, ‘흑임자찰떡빵’ 등 찹쌀이 주원료인 10여가지 제품을 익산 찹쌀을 이용해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파리바게뜨 케이크 위에 미니 사과를 올려 유명해진 경북 영천 농가엔 새로운 판매 통로가 생겼다. '불량 사과' 취급을 받아 고전을 면치 못하던 미니사과는 파리바게뜨 사과 케이크로 입소문이 나면서, 연평균 8,000만원 수익을 올리는 효자 상품이 됐다.

급식에 올라가는 후식으로 미니 사과가 제격이라 판단한 영양사들의 문의가 쇄도한 것이다. 영천 농가들은 서울·부산·대구 등 대도시 지역 100여개교에 급식용 미니 사과를 납품하게 됐다. 이에 2007년 30톤이던 생산량은 2013년 120톤, 2014년 230톤으로 7배 늘었다.

CJ제일제당은 즐거운 동행이라는 상생 브랜드를 내놓고 지역의 유명 특산물을 선보이고 있다. ‘강원 백두대간 두부’는 강원도 영월에 위치한 백두대간공동사업번인에서 100% 강원도 콩만을 사용해 만든 두부다. 농협이 직접 수매해 신뢰도가 높다. 여수시 돌산갓 영농조합법인이 제조한 ‘여수 돌산갓김치’도 판매 중이다.

농심은 서산 팔봉영농조합법인은 농민들과 계약재배를 통해 3년 전부터 서산 팔봉 감자를 공급받고 있다. 농심은 작년 5월부터 농민 상생 프로젝트를 가동해 팔봉감자 등 국산 원재료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팔봉 수미감자는 ‘수미칩’, ‘입친구’ 등 농심 감자스낵에 재료로 쓰인다. 이 감자는 일반 감자보다 당도가 10배 정도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업계는 농부와 대기업의 협력이 도시와 농촌이 공생하고 기업과 농업이 함께 발전하는 시대를 여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김범성 SPC그룹 상무는 "지난해 1월, 농식품부와 '행복한 동반성장 협약'을 맺고 2018년까지 5년간 1조원 규모의 우리 농·축산물을 구매하기로 했다"면서 "상생 경영의 시너지가 계속 확대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복음자리 관계자 역시 "기업의 입장에서는 믿을만한 원재료를 수월하게 공급받을 수 있고, 사회적 기여도를 따지는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늘어나는 추세"라며 "원재료의 생산지가 투명하게 공개되기 때문에 소비자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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