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은 현재 러시아 경제가 위기이지만 세계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면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연말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경제는 지금의 위기 상황을 극복할 것”이라며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약 2년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위기는 유가 폭락과 서방 국가에 의한 것”이라며 “경제 구조를 다각화하지 못한 영향도 있기 때문에 석유와 가스 등 자원 산업에 집중된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국제 유가가 얼마나 빨리 60달러나 40달러 선까지 내려갈지 장담할 수 없다”며 “많은 대책이 필요하겠지만, 러시아 경제는 그에 맞춰 자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유가가 계속 저조한 수준을 맴돈다면 에너지 기업은 투자를 멈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글로벌 경제가 살아나기 시작하면 결국 유가는 반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루블화 폭락 사태에 대해 중앙은행이 기준 금리를 올려 루블화의 유동성을 줄이면서 외화를 탕진하지 않는 정책이 바람직하다”며 “외환 보유액도 4,190억달러(약 460조4,400억원)로 충분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시장의 혼란을 진정시키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밝히지는 않았다.

푸틴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해 러시아 내부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일단 푸틴 대통령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생각이 강해 자국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이 80%를 웃돌고 있다. 여기엔 푸틴 대통령이 1954년까지 러시아 영토였던 크림반도의 합병을 강행한데 러시아 국민들이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고, 금융 및 석유산업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경제 제재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푸틴 대통령의 의지도 내부의 지지를 얻고 있다.

하지만 서방 국가에서는 이날 푸틴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냉소적인 반응이 주류다. 경제 위기를 탈출할 것이고 큰 우려가 되는 상황은 아니라고 말했지만, 푸틴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경제 위기를 벗어날지에 대한 각론은 전혀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다. 이 때문에 정치적 수사에 그친 기자회견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편 천연가스와 석유 수출이 국가 재정수입의 절반을 차지하는 러시아에 유가 하락은 경제를 심각하게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유가 하락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날 브렌트유는 배럴당 61.58달러선에서 거래됐다. 브렌트유 가격은 올해부터 지금까지 무려 44%나 하락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