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테크윈 매각 반대 비대위 구성

삼성그룹이 삼성테크윈을 한화에 매각키로 하자 직원들이 강력 반발에 나서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각 사업장 직원들은 성명서를 내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할 방침이다. 이들은 전국 사업장이 연대해서 대응하는 방안과 법적 노조설립도 검토 중이다. 이때문에 삼성이 '직원 다독이기'에 실패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27일 경남 창원에 있는 삼성테크윈 제2사업장 직원 대표 기구인 21세기협의회는 "37년간 우리의 피와 땀으로 일궈온 회사를 삼성그룹의 이해관계에 따라 경영 승계를 위한 구조개편 작업 목적으로 한화그룹에 하루 아침에 매각 결정한 것은 그야말로 토사구팽"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삼성테크윈 제3사업장 노동자협의회도 그룹 독단적으로 이루어진 매각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삼성그룹이 방산 사업을 시작하며 가진 선대 회장 뜻을 저버리는 어처구니 없는 행태에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판교사업장도 이날 오후 직원 1,000여명이 모여 삼성그룹의 독단적인 매각 결정에 강력히 항의하며 비대위를 구성하기로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 구성은 삼성테크윈 2, 3사업장 임직원 전원을 대상으로 하고, 역대 노동자협의회 등 구성원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제2사업장은 항공기 엔진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직원은 1,600여 명이다. 삼성테크윈 3사업장은 육군 주력 포병 무기인 K-9자주포 등 방산부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6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삼성테크윈의 항공기 엔진 제조 기술은 매우 높은 수준으로 그 배경으로 전문 인력이 꼽힌다. 우수한 인력이 유출되면 한화도 단기적으로 수익구조가 약화될 수 있다.

삼성테크윈 직원들은 법적인 대표성이 있는 단체가 없는 만큼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등을 통해 외부에 사내 상황을 알리는 데 힘을 쏟기로 했다. 재계에서는 "방산 분야나 석유 분야에서의 업계 1위는 삼성이 아니라 한화이기 때문에 직원들에게도 나쁠 건 없지만 삼성이라는 이름을 잃는 것과 그룹의 갑작스러운 결정에 반발심이 생긴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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