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7년 삼성자동차 매각 이후 처음

[데일리한국 이선아 기자] 삼성이 이재용 부회장 체제의 체질 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이른바 '젊은 삼성'을 위한 선택과 집중이다. 삼성은 26일 이사회와 경영위원회를 열어 삼성테크윈 지분 32.4%를 8,400억원에 ㈜한화에 매각하기로 결의했다. 더불어 한화케미칼, 한화에너지에 삼성종합화학 지분 57.6%를 1조600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의했다.

매각 금액은 총 1조9,000억원에 이른다. 이같은 변화는 이재용 부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모든 계열사를 각 분야 1위 기업으로 끌어올린다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 방침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이 부회장은 이번 결정을 통해 삼성 전체의 비주력 사업을 매각하면서 주력 사업에 중점을 두겠다는 경영 행보를 천명한 셈이다. 삼성이 계열사를 외부에 넘기는 것은 1997년 말 외환위기 당시 삼성자동차를 매각한 후 처음이다.

이번 매각은 내년 1∼2월 실사와 기업결합 등 제반 승인 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까지 마무리 될 예정이다. 삼성테크윈의 합작 자회사인 삼성탈레스와 삼성종합화학의 합작 자회사인 삼성토탈도 동시에 한화그룹에 양도된다. 삼성테크윈의 주주사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증권 등이며, 삼성종합화학의 주주사는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전기 등이다. 삼성종합화학의 최대주주(38.4%)인 삼성물산은 18.5%의 지분을 남겨 한화그룹과 화학 분야에 대해 협력 관계를 유지할 예정이다.

대신 한화는 삼성 측 계열사를 인수하면서 화학 분야와 방산업계 분야에서 더욱 몸집을 키울 수 있게 됐다.

삼성과 한화의 '빅딜'을 놓고 증권가에서는 "삼성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비주력 사업 매각 방침에 따른 결정"이라면서도 "삼성그룹 계열사로서 누려오던 프리미엄을 잃게 돼 단기적으로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의 아쉬운 결정"이라면서 "삼성 프리미엄이 소멸하면서 삼성테크윈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 봤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전자와 금융 및 서비스, 건설 및 플랜트 등으로 집중하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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