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엔제리너스커피
[데일리한국 신수지 기자] 일반 커피보다 2~3배 비싼 커피를 판매하는 '프리미엄' 커피 매장들이 늘어나고 있다. 고급 커피를 즐기는 커피 애호가들이 늘어나면서 커피전문점들이 새로운 성장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갈수록 치솟는 커피 값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프리미엄 매장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는 터라 소비자들의 반응은 가지각색이다.

24일 엔제리너스커피는 프리미엄 커피를 전문 바리스타가 선보이는 ‘엔제리너스커피 스페셜티’ 매장을 오픈했다. 커피감별사 '큐그레이더(Q-grader)'가 고객과 직접 대화를 나누며 맞춤형 커피를 제공하는 것으로 차별점을 둔 매장이다. 스페셜티 원두 2종과 과테말라 커피품평회 COE(Cup of Excellence)에서 검증 받았다는 원두 1종을 만나볼 수 있으며 핸드드립 방식도 세 가지 종류로 운영한다. 커피 한잔 당 가격은 현재 일반 매장에서 5,000원~6,000원 대에 판매되고 있는 것과 달리 7,000원부터 시작해 1만 원대까지 이른다.

스타벅스는 올해 3월 고급 커피를 찾는 소비자 수요를 반영해 '스타벅스 리저브'를 국내에 도입하며 국내 프리미엄 커피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스타벅스 리저브 커피는 스타벅스 65개 진출국가 중 미국·영국·일본 등 일부 시장에서만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진공 압착 기술을 이용하는 기기에서 추출된 고급 커피다. 가격대는 6,000원에서 1만 2,000원 선이다.

탐앤탐스도 세계 각국의 고급 커피를 주 메뉴로 하는 프리미엄 매장 ‘탐앤탐스 오디세이아’ 매장을 열어 운영 중이다. 일반 매장과 달리 소형 물주전자를 별도로 제공해 고객 취향에 따라 물의 양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가격은 7,000원대다. 이밖에도 할리스 커피, 폴바셋, SPC그룹의 '커피앳웍스', 일화의 '코나퀸즈' 등 커피 전문점들이 앞다퉈 프리미엄 커피 전쟁에 발을 내밀고 있다.‘스페셜티’와 ‘싱글 오리진’ 등 고급 원두에 다양한 추출 방식을 사용해 가격은 비싸지만 특별한 맛을 제공한다는 것이 업체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높은 가격에도 차별화 전략을 내세운 프리미엄 커피 매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응은 기대 이상이다. 스타벅스 리저브의 경우 리저브 커피의 하루 판매량이 ‘오늘의 커피(일반 스타벅스 매장에서 매일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는 드립커피)’ 판매량 대비 30~40%정도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관계자는 "스타벅스는 현재 리저브 매장 10개를 운영 중이며, 내년까지 60여개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엔제리너스커피의 경우에도 프리미엄 매장 정식 오픈 전 시범 운영 기간 동안 스페셜티 커피 주문 비율이 전체 음료 중 약 17%에 달했다.

광화문 부근의 프리미엄 커피 매장을 찾아 커피를 구매한 김모 씨(29)는 "커피에 이렇게 많은 종류가 있는 줄 몰랐다"면서 "전문가를 통해 원두 종류를 추천받고 특징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니 제대로 커피를 마신 기분"이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전문점들이 프리미엄 커피 매장을 새로운 성장 활로로 찾고 있다”면서 "커피에 대한 소비자의 입맛이 갈수록 고급화되고 있어 이를 반영한 고급 커피 전문점은 앞으로 더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높은 가격에 거부감을 느끼는 소비자들도 많다. 프리미엄 커피에 호기심이 생겨 회사 근처의 한 매장에 들러봤다는 박모 씨(31)는 "대형 커피전문점들이 갈수록 커피 가격을 올리는 것 같다"면서 "일반 원두와 프리미엄 원두 맛에 크게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다른 소비자는 "커피 전문점들이 커피를 자주 마시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고가 마케팅만 강화하는 것 같다. '이 정도는 마셔야 커피 애호가'라고 몰아가는 느낌"이라면서 "지금 5,000원~6,000원 하는 커피값도 비싼데 한 잔에 1만원 가량 한다니 너무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앞서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7월 카페 아메리카노, 카페 라떼 등 대부분의 인기 제품 가격을 인상했고, 카페베네, 커피빈 등 다른 커피전문점들도 점차적으로 커피값을 올린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커피시장의 경쟁이 지나치게 치열해지면서 커피전문점들이 프리미엄 마케팅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렇게 다들 커피 가격을 올리는 데 치중하다가는 자칫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커질까봐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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