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실적 부진, 경질·이동 변수 많아 촉각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삼성그룹 사업재편의 '2015 정기 사장단 인사'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며 삼성전자 인사에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5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빠르면 다음달 1일, 늦어도 3일 '2015 정기 사장단 인사'가 단행될 예정이다.

삼성그룹 인사는 올해 두가지 측면에서 주목되고 있다. 경영 승계 포석 마련과 실적 부진에 따른 책임 인사다. 올해 매출 역성장이 불가피한 데다 스마트폰의 부진이 컸다는 점에서 IM부문 신종균 사장의 거취도 주목되고 있다. 길어진 이건희 회장의 경영 공백을 메울 조직의 안정화도 중요 요소다.

특히 그 동안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효자 노릇을 해 온 IM(IT·모바일) 부문은 3분기 영업이익이 DS(반도체 등 부품) 부문에 추월당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업계는 올해 인사에서 삼성전자 IM 부문이 가장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실적 부진에 신종균 사장 경질설까지 나왔지만 문책성 인사는 큰 의미가 없고, 새 술을 담을 새 부대를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그룹이 수익성을 강화하고 업무 효율을 끌어올려야 할 전략 부서를 중심으로 새로 발탁한 젊고 참신한 임원들을 대거 전진 배치해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럴 경우 이번 인사는 실적 부진 여파로 승진자 수가 많지 않을 것이란 일부의 관측과 달리 임원 승진이 오히려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룹 경영의 대권을 물려받을 이재용 부회장이 조직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젊은 삼성'을 만드는 데 적극적으로 동참할 간부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당장 극복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삼성으로선 안정적인 조직 운영의 기반을 흔들 수 있는 과도한 변화를 피하려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이 지난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6개월 이상 병상에 있으나 당초 우려와는 달리 큰 차질 없이 경영을 해나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직의 안정을 불확실하게 만들 정도로 인사 폭을 확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너 일가의 승진폭 또한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병석에 누운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그룹 회장직에 오를 것이라는 승진설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것이 재계의 분석이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역시 부회장 승진설이 제기됐으나 최근 그룹내 악재 등을 고려했을 때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인원 감축 등 구조조정 여부도 관심사다. 단순히 비용 절감 차원을 넘어 향후 삼성이 어느 정도의 능력치를 발휘할 지를 가늠할 수 있는 힌트가 될 수 있다. 일각에선 IM부문에서 30%, 삼성전자 전체로는 약 20%에 달하는 임원 감축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금의 조직은 분기 영업이익 7조~10조원을 버는 데 맞춰져 있는데, 분기 영업이익 4조원대인 상황에서 이 조직을 계속 유지할 지 여부가 중요 요소"라고 귀띔했다.

삼성은 현재 인적 구조조정 보다는 인력 재배치에 무게를 두고 있다. 비대해진 조직의 스탭 부문과 마케팅 부문의 인력들을 신사업으로 배치하고, 연구 인력은 IM부문에서 타 부문으로 이동시키겠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인적 구조조정 보다는 신사업 등을 위한 인력 재배치에 무게를 두고 있다"면서 "새로운 수익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물갈이 인사가 있겠지만 대규모의 변화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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