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시스그룹이 '2014 디자인코리아’에 참가한 부스.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스웨덴 가구업체인 이케아의 한국 진출을 계기로 국내 업체들의 가구 가격에 대한 적정성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개점 전 홈페이지를 통해 이케아가 공개한 가격이 다른 나라와 가격 차이를 보이긴 했으나 여전히 국내 가구업체들에 비해서는 저렴한 편이다. 이에 국세청이 일부 국내 가구업체를 상대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24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넵스는 이달 초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았다. 퍼시스 또한 지난해 상반기 조사4국에서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퍼시스 계열사인 일룸과 시디즈는 다른 국에서 세무조사가 이뤄졌다. 조사4국은 기획조사국으로 정기세무조사와 별도로 특별한 사안이 있을 때 조사에 나서는 부서다. 퍼시스는 통상 4~5년마다 돌아오는 정기 세무조사를 받지 않는 회사다.

인테리어 가구 브랜드 한샘.
퍼시스 관계자는 "국세청과 수평적 성실 납세협약을 맺었기 때문에 정기 세무조사가 면제되고 성실 납세협약 관련 팀에서 매년 2번씩 세무조사를 실시한다"며 "지난해는 조사4국에서 회계처리, 세무내역 등 전반에 대해 일상적인 조사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넵스 관계자도 세무조사를 받았지만 별탈없이 마무리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다른 가구브랜드인 한샘은 2010년 정기 세무조사를 마쳤고, 현대리바트와 코아스의 정기 세무조사는 지난해 마무리됐다.

소비자들은 그동안 국내 가구업체들의 가격 정책이 투명하지 않다는 지적을 한다. 최근 침대세트를 구매한 고객은 "가구는 가격 정찰제가 시행되지 않아 같은 이름의 매장을 가도 분당에서 다르고, 의왕에서 가격이 다르기 때문에 진짜 가격을 알 수가 없다"며 "판매 직원과 흥정을 해서 가격을 깎아도 제 가격에 잘 산 건지 믿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대형 가구 브랜드들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할인 행사를 실시한다. 침대 옷장 책상 식탁부터 조명과 침구류까지 품목별로 돌아가면서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할인율은 최대 60%에 이르며 현금, 카드 결제방식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이 때문에 "가구는 정가판매의 의미가 없다"는 소비자들의 볼멘소리가 나온다.

실제 중소업체들이 운영하는 가구 매장의 제품에 제대로 가격표가 붙어있는 것을 찾기 힘들다. 고가 브랜드 매장에서도 흥정하기에 따라 판매 가격이 춤을 춘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이케아 상륙과 국세청의 이번 세무조사로 인해 국내 가구업체의 가격 정책에도 다소 변화가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케아가 논란이 되고는 있지만 20, 30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한 것은 사실"이라며 "국내 가구 기업들이 가격, 품질, 디자인, 사후관리(AS) 등을 혁신하지 못한 채 낡은 사업 방식만 고집한다면 등 돌린 소비자의 관심을 되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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