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가제와 동시에 도서재정가제가 시행된다. 사진=KBS 캡처
신·구간 관계없이 모든 도서의 할인율을 정가의 15%(현금 10%+마일리지 5%) 이내로 제한한 새 도서정가제가 21일 전면 시행에 들어갔다. 미리 할인을 감안해 높은 가격을 매겨왔던 출판사들의 도서 가격 거품을 제거하고, 반값 할인 등 무한 경쟁으로 치닫던 출판 유통질서를 바로잡아 지역 내 중소서점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에서 시행되는 제도다.

그러나 그간 높은 할인률이 적용되는 도서를 구매해 왔던 소비자들은 "왠지 손해보는 듯한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고 말한다. 특히 발행한 지 18개월이 지난 구간은 내용의 시의성이 떨어지는데다 도서가 오래돼 상태가 좋지 않을 수 있어 적은 폭의 할인가로 구매하기 꺼려진다는 반응이다.

때문에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안전장치 하나를 마련했다. ‘구간에 대한 특별 재정가’가 그것인데, 발행일로부터 18개월이 지난 도서에 대해 정가를 다시 책정할 수 있는 제도다. 출판사들은 이를 통해 도서정가제 시행 전 할인 판매 수준으로 책 가격을 낮출 수 있다. 정가 변경을 위해서는 출판사가 변경을 원하는 날로부터 2개월 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재정가공표시스템에 변경된 가격 등을 공표하여야 한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따르면 도서정가제 시행에 맞춰 146개 출판사가 도서 2,993종에 대한 재정가를 신청했다. 이들의 평균 인하율은 57%로 집계됐다. 현재 시스템 리스트에 따르면 총 2,172권의 도서 정가가 변경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재정가 신청 목록을 보면, 한국톨스토이의 '판도라 지식 통통' 전집은 60만 원에서 10만 7,000원으로, 삼성출판사의 '스토리텔링수학과학' 전집은 32만 8,000원에서 7만원으로 78.7%나 가격이 내렸다.

진흥원 측 관계자는 “신청 목록 중 85%가량이 유아·초등학생 대상 아동도서이고 10% 정도가 전집류”라고 밝혔다. 재정가 도서는 진흥원 홈페이지에 고지된다. 현재는 접속자 폭주로 확인이 수월하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 한 출판업계 관계자는 "도서정가제의 본래 목적 중 하나가 도서의 가격거품을 제거하는 것인 만큼 이 시스템이 제대로 시행될 수만 있다면 본래 취지에 맞게 제도를 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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