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파이 연매출액 3000억… 포카칩ㆍ고래밥 인기
새우깡ㆍ빼빼로 등 제품도 연 매출액 1000억 육박

해태제과가 지난 8월 내놓은 감자칩 '허니버터칩'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허니버터칩은 100% 생감자에 벌꿀을 더해 짭짤함과 달콤함, 고소함을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이색 감자칩이다. 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품귀가 일어나더니 급기야 중고 사이트에 멀쩡한 새 허니버터칩이 매물로 등장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허니버터칩(60g)의 가격은 1,500원. 과자 한 봉지가 뭐 대단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해태제과는 허니버터칩 하나로만 출시 100여일 만인 지난 17일까지 103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해태제과는 허니버터칩 판매량이 급증하자 3교대로 공장 근무를 바꾸기까지 했다. 허니버터칩은 해태제과와 모기업 크라운제과를 합해 2004년 출시된 '마이쮸' 이후 10년 만에 나온 히트상품이다. 불황과 출산율 감소로 고민하는 제과업계도 오랜 만에 나온 '대박 과자'에 반색하고 있다. '없어서 못 팔 정도'라는 말이 꼭 들어맞는 허니버터칩. 그러나 한국 제과업계는 허니버터칩 부럽지 않은 대박 상품을 여럿 보유하고 있다. 한국인의 입을 고소하고 달콤하게 만들어주고 있는 대표적인 대박 과자를 알아본다.

허니버터칩이 제 아무리 잘 팔려도 이 과자의 명성을 따라갈 수는 없다. 바로 오리온의 '초코파이'다. 초코파이는 오리온 연구소 직원들이 한 외국 카페에서 우유와 함께 나온 초콜릿 코팅 과자를 맛보다가 아이디어를 얻어 1974년 개발했다. 비스킷, 마시멜로우, 초콜릿이 조화를 이룬 초코파이는 이내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기준으로 초코파이의 누적 매출액은 무려 2조 1,000억원. 국내외를 합해선 한 해 3,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국내 연간 매출액도 800억원(2009년), 900억원(2010년), 1,050억원(2011년), 1,100억원(2012년), 1,200억원(2013년)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초코파이는 초히트 한류상품이기도 하다. 지난해 중국에서만 1,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오리온은 초코파이 하나로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제과기업이 됐다. 베트남에선 제사상에 초코파이를 올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베트남 진출 8년 만에 누적 판매량 20억개(누적 매출액 3,000억원)를 달성했다. 러시아에서도 연간 430억원(2012년)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허니버터칩 돌풍으로 잠시 그 인기가 주춤하는 것처럼 보이는 오리온의 '포카칩'도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대박 상품이다. 2000년부터 생감자칩 시장 1위를 수성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에서만 1,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오리온은 초코파이와 포카칩 외에도 '고래밥'이라는 걸출한 히트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제품의 연 매출은 국내외를 합해 1,000억원 이상이다. 특히 고래밥은 중국에서만 1,000억원에 이르는 연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코파이나 포카칩, 고래밥만큼은 아니지만 수십 년간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아온 히트 과자가 있다. 농심의 '새우깡'이다. '손이 가요 손이 가. 새우깡에 손이 가요'라는 CM송으로 유명한 새우깡은 1971년 출시 당시 허니버터칩에 못지않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방에서 올라온 트럭이 서울 대방동 새우깡 공장 앞에 장사진을 이뤘다고 한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생산량이 첫해 20만6,000박스에 불과했으나 다음해 20배인 425만박스로 늘었다. 일반적으로 과자는 기름에 튀겨 만든다. 그러나 새우깡은 가열한 소금의 열을 이용해 튀기는 '파칭' 공법을 이용해 바삭한 식감을 만들어낸다. 진짜 새우(새우깡 한 봉지를 만들 때 꽃새우 네 마리가량이 들어간다고 한다)를 원료로 사용한 덕분에 고소한 맛과 그윽한 향을 살릴 수 있다고 농심 측은 밝힌다. 새우깡의 국내 연매출은 약 700억원이다. 매년 100억원어치 정도를 수출한다. 새우깡 다음으로 매출액이 높은 농심의 과자는 '꿀꽈배기'다. 지난해 270억원어치가 팔렸다.

롯데제과를 대표하는 과자는 '빼빼로'다. 983년 4월 출시돼 31년간 1조300억원어치가 판매됐다. 올해의 경우 9월부터 빼빼로데이(11월 11일)가 들어 있는 11월까지 3개월간 무려 400억원어치가 팔렸다고 한다. 지난해 총 매출은 약 800억원이다. 올해는 9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제과 제품 중 빼빼로 매출액을 뛰어넘는 제품은 껌이다. '껌 값'이라고 부를 정도로 하찮게 취급받는 게 껌이지만, 롯데제과는 지난해 껌 값을 모아 1,533억원에 이르는 매출을 기록했다. 연간 껌 매출액이 2003년 2,400억원대에서 크게 줄어든 게 롯데제과로선 뼈아프다. 롯데제과는 빼빼로를 뛰어넘는 히트 과자를 내놓지 못해 애태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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