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내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자랑스러우며, 신이 준 선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30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가 발칵 뒤집혔다. 애플 최고경영자(CEO) 팀 쿡(53)이 이날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 기고문을 통해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밝혀서다. 실리콘밸리의 동료 CEO들은 쿡의 커밍아웃을 용기 있는 행동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쿡은 기고문을 통해 동성애자로 살아왔던 삶에 대해 회고하며 "때때로는 힘들고 불편했지만 나 자신으로 살고 역경과 편견을 넘어설 자신감을 심어줬다"고 적었다. 또한 "이로 인해 동성애자로서의 공감 능력이 더 풍부한 삶을 열어줬다"며 "시련은 자신에게 코뿔소 가죽처럼 튼튼한 마음을 가지게 해 애플의 CEO로 일할 때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쿡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인생의 가장 끊임없고도 다급한 질문은 내가 남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것'이라는 발언을 인용하기도 했다. 그는 "애플의 CEO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알리면 자신이 누구인지 고민하는 사람이나 혼자라고 느끼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절대 쉬운 결정이 아니었고 사생활은 아직 내게 중요하다"는 글을 남겼다. 그러면서도 그는 "우리는 정의를 향해 차곡차곡 벽돌을 깔며 햇빛이 드는 길을 만들고 있다. 이것(커밍아웃)이 내 벽돌이다"라고 설명했다.

사실 쿡이 이날 공개적으로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처음 밝히기는 했지만 이미 실리콘밸리에서는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었다. 게이·레즈비언 잡지인 '아웃'(Out)은 지난해 동성애자 명단 50명을 발표하며 맨 위에 쿡을 올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실리콘밸리의 동료 CEO들과 인사들은 쿡의 커밍아웃이 용기 있는 행동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페이스북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쿡의 기고문을 팔로어들과 공유하면서 "진정하고 용기 있는, 그리고 진정한 리더가 무엇인지 보여준 팀에게 감사한다"고 썼다.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 셰릴 샌드버그는 쿡의 커밍아웃이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며 "리더십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며, 우리는 지도자이며 친구인 그에게 갈채를 보낸다"고 밝혔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선임 부사장도 쿡에게 보낸 트윗을 통해 "정말 감격스럽다. 이번 일이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링크트인 CEO인 제프 와이너는 "리더십이 공유된 목표를 달성하도록 다른 이들에게 영감을 불어넣는 능력이라면, 팀 쿡은 오늘 리더십의 화신이었다"고 극찬했다. 트위터 CEO 딕 코스톨로는 "브라보", 벤처캐피털리스트인 마크 앤드리선은 "존경"이라는 단어를 남기며 쿡의 커밍아웃을 칭송했다.

애플 내부에서도 대체적으로 그의 용기 있는 행동을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애플의 전세계 마케팅 담당 선임부사장 필 실러는 트위터에 "용기있는 일"이라고 평가하면서 "내가 당신 밑에서 일을 하고 당신의 친구라는 점이 자랑스럽다"는 글을 게재했다. 아트 레빈슨 애플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와 회사 전체를 대표해서 쿡이 애플을 이끄는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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