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상품권 등 상품권 발행기업 3사의 최근 5년간 낙전수익 472억원에 달해
낙전수익, 기업에게 일방적으로 귀속, 상품권 발행 및 관리에 대한 직접적 규제 법률 필요

자료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지난 1999년 상품권법 폐지 이후 국내 상품권 시장은 연평균 30%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한해만 한국조폐공사를 통해 8조2,795억원의 상품권이 발행됐다. 하지만 5년 소멸시효가 만료돼도 회수되지 않는 ‘낙전수익’은 명확한 사회적 합의 또는 운용방식에 대한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기업에 귀속되고 있다.

문제는 이런 낙전수익의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낙전수익에 대해 기업들은 회계처리상 잡수익 및 기타수익으로 처리하고 있어 낙전의 실질적 규모조차 파악이 안 되고 있으며,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도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지 않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23일 상품권을 전문으로 발행하는 ㈜한국문화진흥(문화상품권), ㈜해피머니아이엔씨(해피머니상품권), 한국도서보급㈜(도사문화상품권)을 대상으로 기업의 감사보고서와 한국소비자보호원 보고서를 통해 상품권 낙전규모를 조사한 결과 최근 5년간 이들 3사의 낙전수익(상품권 소멸시효경과이익)은 각각 223억원, 169억원, 79억원으로 총 471억원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한국소비자원 발표 보고서를 근거로 2008년 상품권 발행액을 추정하여 본 바, ㈜한국문화진흥은 3,312억원, ㈜해피머니아이엔씨는 1,155억원, 한국도서보급(주)는 790억원 가량으로 나타났다. 이를 지난해 3사 감사보고서상의 공시된 낙전수익(상품권 소멸시효경과이익) 55억원, 41억원, 18억원으로 나눌 경우, 낙전율이 각각 1.7%, 3.6%, 2.3%로 나타났다.

또한 기획재정위 국정감사 자료를 기준으로 최근 5년간 한국조폐공사를 통해 발행된 전체 상품권 발행액에 위 3사의 평균 낙전율 2.5%를 추론해 본 결과, 2009년도에 발행된 상품권 3조3,783억원은 5년 뒤인 2014년도에 846억원의 낙전이 예상되며 2013년도에 발행된 상품권 8조2,795억원은 5년 뒤인 2018년도에 2,074억원의 낙전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발행된 전체 상품권 규모가 26조4,859억원임을 감안할 때, 2014년부터 향후 5년간 발생하는 낙전수익(상품권 소멸시효경과이익)이 약 6,636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한국조폐공사를 통해 발행하지 않은 상품권까지 포함하면 낙전규모는 이보다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경실련은 “현행 상품권에 대한 기업들의 발행 및 낙전 규모는 비공개가 많아 정확한 낙전규모를 파악하기 힘든 실정”이라며 “상품권 시장의 성장세에 비추어 보아 향후 낙전 규모는 더욱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1999년 상품권법 폐지 이후 기업들의 무분별한 발행으로 인하여 각종 범죄(비자금 조성 및 리베이트 등)에 이용되거나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상품권 발행 및 관리의 필요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며 “상품권 낙전수익을 공공을 위해 사회에 환원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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